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교육칼럼/ 성적표 바르게 읽기 ②

2011-07-25 (월)
크게 작게
데이빗 김(C2Education 원장)

각종 대중 매체는 여러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매일같이 쏟아낸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들은 공론이 되기 일쑤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특별히 교육 분야에 대해 소위 ‘교육 전문가’란 사람들이 내놓은 대안은 속빈 강정이 대부분이다. 금세기 교육 전문가들이 내놓은 최고의 대안이었던 ‘표준시험’도 시행 결과를 보라. 아이들은 자면서도 답안지에 동그라미를 채울 만큼 객관식 문제에 숙달되었지만 실제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투성이다. 표준시험은 교육 개혁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아이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지도 못했다.

표준시험 성적이 그다지 큰 의미를 주지 못하기에 차라리 성적표를 자세하게 분석하는 편이 낫다. 방학과 함께 얼마 전 전국의 모든 학생들은 성적표를 들고 집에 왔을 것이다. 자랑할 만한 높은 점수든, 충격적인 점수든, 단순하게 A·B·C로 구성된 성적표를 열어 볼 때 학부모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성적표의 점수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점수 이면의 이야기를 읽어 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점수 이면의 이야기를 읽어 낼 것인가? 아래에 A·B·C 각각의 점수에 대해 어떻게 성적표를 읽어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A로 장식된 성적표-정말 A 맞아?
온통 A로 장식된 성적표를 받으면 입가에 절로 웃음이 만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적표의 A와 실제 A는 다른 경우가 많다. 많은 초·중학생들이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받는다. 이렇게 최소의 노력으로 좋은 점수를 받아 온 학생들은 고교에 진학한 후 갑자기 학습 분량도 많아지고, 깊이도 어려워지는 학업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십상이다. A를 받고 있다고 해서 절대로 안심할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 아이의 A가 정말 A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A를 받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패턴을 보인다면 그 아이의 A는 가짜일 확률이 높다. 우선 ▲아이가 숙제 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거나 ▲학교 공부보다 다른 일로 항상 바쁘거나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학교에 관심이 없거나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수업 시간에 다른 아이에게 말을 거는 등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지루함의 표현일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이런 아이들은 어떻게 도와야 할까? 학교 수업이 너무 쉬워서 공부하지 않고도 A를 받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영재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학교 또는 학교 밖의 다양한 영재 육성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듀크대학의 TIP이나 존스 홉킨스 대학의 CTY같은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숙제가 없더라도 매일 매일 일정 시간을 따로 할애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학업에 관계된 일을 하는 것을 습관화 하도록 도와주는 방법도 있다.

■B가 이렇게 많다니 ‘아니 왜?’
학기 중에는 그렇게 잘 하더니 정작 성적표를 받아보니 너무나 많은 B로 인해 적잖은 실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갑작스런 실망을 줄이기 원한다면 다음과 같은 제안을 적용해 보라.

▲점수가 잘 나온 시험지만 집으로 갖고 오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학교 선생님과 자주 의사소통하고 또한 많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점수 확인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학교 성적을 확인해야 한다. 종이에 출력된 성적표를 들고 왔다면 손을 쓰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기 때문이다.

▲학교 선생님과 자주 이야기하라. 특별히 전자메일은 바쁜 선생님과 의사소통하기에 아주 좋은 수단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추가 지원을 해주길 원한다. 학교 선생님이야말로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아이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큰 자원이다.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라.

▲문제가 계속된다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학교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개별 지도와 전문 교과과정을 사용해 효과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형편없는 C 성적표, 이제 어떻게 하지?
C로 장식된 성적표는 학부모에게만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 역시 C를 받고 난 뒤 자존감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을 수 있다. 초·중학교에서 받는 C는 아이가 게을러서 받는다기보다는 기본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활용 하자.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아이의 약점을 파악해서 이를 강점으로 만들도록 도와 줘야 한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라.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게 하라. 독서야말로 아이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독서를 통해 어휘력이 향상되고, 의사소통 능력과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다. 독서를 통해 정보량도 늘릴 수 있다. 미셸 오바마 역시 딸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것이 그의 독서력 덕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한다. ▲학교 선생님과 면담을 신청하라. 선생님을 통해 각 과목에서 아이가 힘들어 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어라 등이다.

자녀의 성적표와 아이들의 학업 습관을 대조해 봄으로써 오도되기 쉬운 A·B·C의 의미를 부모가 먼저 제대로 파악해내고 더불어 여름방학 동안 자녀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보충해줄 수 있길 기대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