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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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괴롭힘’ 확산

2011-07-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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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학교 알아봐” “걸리면 끝장이다”

▶ 10대들 페이스북 등에 협박.거짓정보 올려

퀸즈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는 K모 군은 요즘 컴퓨터 켜기가 두렵다. 지난 학기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 마찰이 있었는데 그 이후 상대방의 친구들이 K군의 페이스북에 계속해서 ‘다른 학교 알아보는 게 좋을 거다’, ‘조심해라, 걸리면 끝장이다’ 등 온갖 협박성 메시지와 욕설을 남기고 있는 것.

온라인상의 집단 따돌림을 뜻하는 이른바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이었다. K군의 어머니는 “시간이 갈수록 욕설을 남기는 애들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학교측 도움을 요청하려해도 문제가 더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말리는 바람에 망설이고 있다”며 괴로워했다. ‘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들이 크게 확산되며 중· 고교생 이용자들도 늘면서 이른바 ‘사이버 괴롭힘’으로 인한 한인 청소년들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한인 남학생 L군은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거짓 정보로 피해를 본 경우. 동급생이 학교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의 용의자로 이 한인 학생을 지칭하는 내용을 올린 게 문제가 돼 결국 학교당국의 조사까지 받는 억울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는 것.


미 온라인 보안업체 ‘노턴’이 20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중·고교생들 3명 중 2명은 이같은 사이버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18세 자녀를 둔 부모 1,068명을 상대로 청소년들의 사이버 괴롭힘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68%가 자녀들이 사이버 괴롭힘의 피해자가 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부모 30%는 보복 등을 우려해 자녀들에게 사이버 괴롭힘 가해자 집단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40% 정도는 자녀들이 인터넷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녀들이 이용한 인터넷 브라우저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가정문제연구소의 레지나 김 소장은 “한인부모들은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 문제에 대해 올바로 대처하기보다는 무작정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사이버 괴롭힘 문제에 대해 가정과 학교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청소년들 스스로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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