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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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폭력 달고다니다 결국 퇴학

2011-07-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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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기획-폭력적 게임에 멍드는 청소년들

▶ 1. 학업.인성발달 지장

폭력성 짙은 비디오 및 인터넷 게임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져 성적 저하는 물론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범죄에까지 연루되고 성인들도 가정 파괴에 이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긴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청소년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더욱 게임에 빠져들 가능성이 많고, 또 연방 대법원이 미성년 대상 폭력적 게임판매 규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학부모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의 게임중독 실태와 문제점, 대책을 시리즈로 긴급 진단해 본다.

1. 학업·인성발달 지장

비즈니스 운영을 위해 부부가 함께 매일 집을 비우는 김모씨 부부는 외로워하는 외동아들을 위해 고가의 비디오 게임 시스템을 사줬다가 아들을 병원에 보내야만 했다.학교도 안가고 하루 24시간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들로부터 조이스틱을 뺏으려고 하다가 흥분한 아들이 조이스틱을 내던져 벽에 구멍이 난 것.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날뛰는 아들을 어쩔 수 없어 911에 신고했고 응급조치 요원들은 아들
을 중독 치료 재활 센터에 입원시켰다.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저러다 말겠지 하면서 수년을 보냈는데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뉴저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군도 유사한 케이스.
하루 종일 게임에 파묻혀 지내는 박모군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폭력성 언어와 장면에 자연스럽게 노출돼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항상 입에 “FXXX"라는 욕을 달고 다니며 선생님에게도 상습적으로 욕을 했던 것.평소 게임 때문에 학교에도 잘 나오지 않고 성적도 하위권이던 박군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교사는 박군을 교내징계원회에 회부했고 박군은 결국 퇴학 처분을 받았다.

플러싱 지역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윤군도 컴퓨터 게임에서 보던 폭력적인 장면을 따라하다 친구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혀 정착 처분을 받았다.
윤군은 게임을 하면서 자기도 게임 속 주인공처럼 누군가를 힘으로 눌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다한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안 증세나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이거나 범죄까지 연루되는 청소년들의 사례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실제로 한인청소년 상담단체인 유스&패밀리 포커스(대표 이상숙 전도사)에 따르면 각종 문제로
상담소를 찾는 한인 청소년 중 상당수가 하루 수 시간을 게임 혹은 인터넷에 낭비하는 등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특히 청소년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웬만한 한인 가정에서는 자녀의 인터넷 및 비디오 게임을 통제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상숙 전도사는 “폭력성 게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아직 사리분별이 없는 아이들의 뇌리에 장면이 남아서 충동적, 폭력적으로 변한다”며 “하지만 이를 모르는 부모들은 ‘아이가 괜찮아지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다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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