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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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관광’의 때

2011-06-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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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인 오월도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어버이 날이라고 자식들로부터 대접받은 부모들은 앞으로 일 년을 더 버텨야 또 한 번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세대가 바뀜에 따라 자식들이 점점 더 이기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손자라도 봐주면 좋아하고, 그렇지 못하면 ‘친구 부모는 손자들 다 봐주는데’ 하며 빈정거리기라도 한다.

딸이 셋 있는 집은 금메달 부모라 한다. 딸들이 노후관리를 잘해줄 것이기 때문이란다. 딸 둘인 집은 은메달 부모, 딸 하나인 집은 동메달 부모라고 한다. 그런데 아들만 셋 둔 집은 목메달 부모라 한다. 아들들은 장가들면 처가 식구들에게 세뇌를 당하는지 자신의 부모는 뒷전이다.


어느 집 막내딸은 연로하신 부모님 모시고 크루즈를 가야 하겠는데, 돈을 좀 아껴보겠다고 가족들 다 떼어놓고 부모님만 모시고 떠났다. 그래서 부모님과 세 사람이 한방을 차지했다. 딸은 이층 침대로 올라가고, 부모님은 아래쪽 침대에서 주무셨다.

그러니 무슨 감시원을 대동한 것 같아 노부부 간에 대화도 제대로 나눌 수가 없다. 출가한 딸 앞에서 부모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워진다. 그 아버님의 연세가 85세란다. 건강은 하시지만 관광이라는 중노동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딸은 거기에 더해서 배가 항구에 도착하면 준비한 터퍼웨어에 크루즈 식당 음식을 싸서 부모님 시내 구경을 직접 모시고 다녔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하루 관광비가 일인당 200달러 정도하니 이해도 할만하다.

세 사람은 박물관을 간다. 긴 줄에 서있기도 피곤해서 나무그늘 아래에서 도시락부터 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면 벌써 지쳐서 구경이고 뭐고 기다릴 테니 딸 혼자 들어가 보고 오란다. 이게 효도 관광인가? 아니면 고난의 행군인가?

그렇다고 부모님만 단체관광에 보내드리면, 그 단체 속에서 동작이 느려 눈칫밥만 잡숫다 오신다. 관광 가이드가 기념품점에 안내하면 관광객들이 물건을 사야 자신들의 커미션이라도 생길 텐데, 노인들의 호주머니가 그렇게 두둑하지 않은 것 같으니 찬밥 취급이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그것도 건강하시고 기억력 좋으실 때 효도하라는 것이다. 자식이 보내준 관광이 정말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시기를 잘 포착해야한다. 인생을 살아보면 효도를 위한 관광비는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부모님 떠나시면 후회하고 변명한들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부모님 정정하실 때에 효도하길 바란다.

연로하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도 거르지 말고 건강관리를 잘 하셔야한다는 것이다. 몸이 말을 안 들으면, 자식들에게 짐밖에 안 된다. 건강관리에서 특히 다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팔은 아파도 걸어 다닐 수 있지만, 다리가 아프면 다닐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매일 한 시간씩은 동네라도 걸어 다니시라는 말씀을 드린다. 내년의 효도 관광을 기대하신다면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관광도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폴 손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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