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리사채에 쓰러진다

2011-05-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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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들 경제난 속 더 깊은 `수렁`

▶ 연이자 30~40%라도 울며 겨자먹기 `급전` 결국 파산 빈털터리로

# 의류업소를 하는 50대 박모씨는 최근 운영난에 고금리 사채에 의존했다가 빈털터리로 전락할 상황이 됐다. 연 이자율이 무려 54%에 달하는 현금 대출에 손 벌린 게 화근이었다. 선물거래 개념에서 박씨에게 3만달러를 대출해 준 사채업체가 이자를 회수한다며 매일 매출액에서 10% 이상을 떼가는 바람에 박씨는 파산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 소액 투자비자(E-2)로 지난해 커피샵을 연 40대 김모씨는 얼마 전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변호사를 찾았다. 사채업자에게 급전 5,000달러를 빌린 후 일주일에 이자가 10%씩 붙는 바람에 한 달 만에 이자가 2,000달러가 된 것.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는 아이들 등굣길까지 따라와 협박을 가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은행 대출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이처럼 고금리 사채의 늪에 빠져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사업체를 아예 넘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사채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남가주 한인타운과 자바시장은 물론 북가주, 뉴욕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급전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문의는 끊이지 않는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위험을 알면서도 암암리에 성행 중인 연이율 30-40% 이상의 ‘사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한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거액을 대출받는 이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단기간 고금리의 소액 대출을 문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인사회에서 무담보 대출로 ‘급전’을 가져다 쓸 경우 일주일마다 원금의 10%를 갚아야 하는 사채도 존재하고 있다. 일년 간 원금을 갚지 못할 경우 산술적으로 이자율이 무려 480%에 달하는 ‘살인적’ 고리 사채인 것이다.

또 사업자들의 경우 일수 개념으로 2개월마다 원금의 10%를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부 사채업자들이 이자나 원금 환수를 위해 위협 등의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채업 관계자는 “이자를 제때 못 갚으면 채무액은 이자까지 복리로 계산돼 순식간에 불어난다”며 “일부 사채업자들은 주변 지인을 활용해 협박을 하는 등 상환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변호사들은 고금리 대출이나 사채에 의존해야 할 경우 상대방의 개인정보가 명시된 ‘계약서’를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상법전문 변호사는 “주정부가 허가한 대출업체를 제외한 개인 간 금전거래 이자는 연이율 15%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고금리 이자를 지불한 이들이 공소시효 2년 안에 사채업자를 고소할 경우 지불한 이자의 3배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채업자가 협박이나 신변위협을 할 경우 형사법을 적용할 수 있지만 당사자 정보가 없을 때가 많아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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