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필 무렵
2011-05-21 (토) 12:00:00
산 너머 빗겨 달아난
봄 햇살 묶어 놓고
산등성 갈피마다 불길 솟아나는
진달래꽃 덤불 따라
웬수같은 허기 채우러간다
멀리서 언 듯 보아도
눈 시리도록 먹음직스런 꽃 덤불
그 속에 눈썹 없는 문둥이
옷 벗고 숨어 산다고
고름이 젖같이 흘러내리는 데는
어린 아이의 간이 약이라고
허기가 피 빛으로 넘치는
산 너머 너머 바위 고랑 향해
굳이 말리던 어머니 말씀 거역하고
진달래 핀 저세상으로 꽃 따러간다
진달래와 바꿀 목숨 내던지러 간다
해거름에 날 찾아 산 넘어 헤매던
맨발의 반미치광이 어머니는
나대신 문둥이에게 잡혀가고
어머니를 통째로 먹은 봄은
진달래꽃 탐스럽게 필 무렵이면
제사상 뒤로 소복素服 입고 찾아와
내 눈물을 퍼 마시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