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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전공 선택, 꼭 해야 하나요?

2011-05-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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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통’ 지원서라도 대학마다 다르게

데이빗 김(C2에듀케이션 원장)

곧 다가올 여름방학이면 올 가을 12학년에 진급하는 현재 11학년들은 대입 준비를 서두를 때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공통지원서에 전공 선택을 표기할 것인지, 그렇다면 전공은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자.
많은 지원자들이 하는 고민이 바로 입학 원서에 전공을 지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직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 자신의 평생 커리어의 기반이 될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입학원서에 전공을 지정한다고 해서 나중에 이를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대학 학부생의 4분의3가량이 졸업 전까지 적어도 한 번은 자신의 전공을 바꾼다고 한다.

전공을 지정하지 않으면 물론 이에 따른 장점이 있기는 하다. 이런 경우 학생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까지 학생들에게 전공 결정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전공 결정 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공을 미리 선택하는 경우 특별히 자신의 진로에 대해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는 더 많은 장점을 갖게 된다. 예를 들면 초기에 전공을 정한 학생들은 전공 이수에 필요한 과목을 미리부터 수강할 수 있다. 이는 각 학기에 어떤 과목을 수강할지 결정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전공을 미리 선택하면 후에 그 전공이 본인과 맞지 않다고 판단돼 전공을 바꿔야 하는 경우에도 더 많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전공 변경 과정을 훨씬 용이하게 만든다. 전공을 지정했을 때 입학심사 과정상의 장점을 살펴보면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학교에 자신의 열정과 동기, 그리고 결단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 입학심사 위원들에 훨씬 강한 인상을 심어 준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벌써 한 발짝 앞서 내딛고
있으며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입학이 결정 된 후 대학 재학 동안 전공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 변경할 기회도 많기 때문에 입학지원 과정에서 전공을 지정하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전공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무리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고 해도 본인이 과학 과목에 취약하다면 생물학 학위를 따려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각 분야에서 성공할 것으로 확신되는 학생들에게 입학 허가를 주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공을 선택하려고 하는 학생들은 그 전공이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분야, 즉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공 선택 시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그 분야를 평생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역사시간이 지루한 학생이 서양사 학자로 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전공 선택을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전공별 경쟁률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특정 전공을 선택했다가 해당 전공을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높은 경쟁률로 인해 입학허가에 불리하게 작용할까하는 염려다. 하지만 전공을 지정하는 것이 입학 경쟁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전공 지정이 특정 단과대학
과 결부된 경웨 한해서다.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와 특정 단과대학을 선택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반면, 어떤 전공분야는 전공 지정이 입학 허가에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하버드를 포함한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인문 고전학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런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현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인문과학 분야 중 전공을 지정하면 그 분야를 육성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심사에는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전공 선택은 나머지 입학 지원서의 다른 내용과 같은 맥락에 있어야 한다. 단지 입학을 위해 그런 분야의 전공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풍속학이나 신화 등을 전공하고 싶다고 하면서 고교 4년간 수학팀에서 활동하며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입학 에세이 주제를 현대 엔지니어링에 관해 썼다면 이 학생의 입학허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해질 수 있다.
자신의 강점과 관심 분야, 그리고 해당 전공의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면 입학심사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이후의 성공적인 대학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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