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인(詩人)의 바램

2011-05-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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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호 시인, MD

詩 쓰다가 붓 놓으면
물소리 흘러나오고
환한 불 끄면 새벽 달빛 찾아온다

내가 떠나면 꽃잎 입에 문 산새
날개에 그리움 한 짝씩 달고
이 산 넘어와 울 것이다.

낮은 꿈 바쳐 들고 강가에 서서
구르는 자갈처럼 치이다 보면
한 끼 굶주림이 주는 의미를
삶의 허기 위해 허둥대다가
오랜 꿈은 빛바래서 퇴색될 것이다.

어느새 나는 낮은 꿈 틀어 얹고
더 높은 욕망에 내 삶을 바치게 된다

그러나 난 구름 없는 하늘처럼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멜로디처럼 흘러 글 다스리는
한 사람의 詩人이고 싶다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깨끗한 바람의 뒷모습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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