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그린 그림
2011-05-04 (수) 12:00:00
봄을 잡아보려고 나선 발걸음
세워 놓은 이젤 위에 올려놔보니
허리춤 잘록한 스산한 바람소리
캔버스 바닥 빗질하고 지나가고
붓끝마다 줄줄 흐르는 연두색 봄기운
윤곽 드러낸 들판에 덧칠을 한다
봄기운 솟아나는 투명 빛깔 붓은
촉촉이 물들고 간 캔버스 위를
노란색 감싸 약하게 떨어뜨리고
새순들 뾰족하게 내민 입술 사이를
연두색 굵은 선으로 마무리하면
산허리로 비스듬히 졸면서 오는 봄
산마다 바쁘게 뿌려대는 꽃비 속에
동구 밖 버들가지도 가늘게 흔들리고
실 허리 매달린 점점의 초록 눈
빗속에 실려 툭툭 새싹 터지는 노래
끈 풀린 냇물소리까지 귀를 잡아당긴다
봄을 잡아 보자고 세워놓은 이젤
내가 대신 잡혀서 움직이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