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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새로 바뀌는 AP 프로그램 ②

2011-05-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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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에듀케이션 데이빗 김 원장

AP 생물 시험 변경 내용
개정 전 개정 후
객관식 문제 100 55
주관식 서술형 문제 4 9
수학 개념 응용문제 0 5


새로 개정되는 AP시험은 어떤 방향으로 바뀌게 되는가? 칼리지보드는 AP프로그램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가장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AP생물과 AP미국사를 개정작업의 첫 번째 대상으로 삼았다. 두 과목은 그간 AP시험이 많은 명문대의 신뢰를 잃게 하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새로 디자인 되는 AP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현재 대학 수준에 맞는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응용문제 해결 능력과 전략적 사고 기술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AP시험 역시 단순 암기를 요구하는 객관식 문제를 지양하고,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에세이 스타일의 주관식 서술형 문제들 위주로 바꾸고 있다.


칼리지 보드에 따르면, 새로 개편되는 AP프로그램의 목표는 ▲학생들이 더 큰 개념에 집중하고 분석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불필요하고 잡다한 정보들은 치워내고 ▲학생들이 매주 읽어내야 하는 정보의 양을 줄임으로 학생들이 과외 활동이나 다른 선택 과목들에도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돕는 것 등이다. 이런 목표는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획기적이고 바람직해 보이지만 실제로 AP프로그램이 그러한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아이비리그나 명문대에 들어가고자 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은 여전히 AP시험에서 만점을 받도록 엄청나게 노력을 해야 하고 이러한 높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은 더 강화된 사교육을 찾게 될 것이다. 각 대학의 여름 강의나 추가적인 개인학습지도를 받으려고 하는 학생들의 수는 더 늘어 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는 상위권 학생들에게 더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과 평균인 학생들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격차는 사회적인 불평등이 점점 더 심화되는 것처럼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즉,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학생들이 보다 넓은 차원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든다는 새로 개편되는 AP프로그램은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에게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될 것이고 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화된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 사이의 격차를 낳게 될 것이다.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에 새로운 AP프로그램이 시작되면 AP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괴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현재의 AP과목도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 과목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과목을 듣기 위해 읽어야 하는 독서량이 방대하기 때문이었다. 미래에는 이와는 좀 다른 방식의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즉, AP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은 더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하고 더 높은 수준의 작문 기술을 갖춰야 하며 보다 높은 수준의 사고능력을 이용해서 정보를 분석, 종합해야 한다.

미래에 AP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고 싶은 학생들은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 AP과목을 듣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은 몇 주간의 훈련으로 익혀지는 기술이 아니다. 대신에 학생들은 ▲가능한 가장 고난도의 학교 수업을 듣기 ▲디베이트 클럽, 모의 유엔, 리딩 클럽 등과 같이 지적 활동과 관련된 과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작문 기술을 강화하기 ▲학교나 학교 밖에서 제공하는 영재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기 등의 과정을 통해 장기적인 차원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학생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떤 활동이라도 좋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미래의 AP과목과 대학 수업에서의 성공을 미리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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