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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리즈디랑 파슨즈랑 붙었는데?

2011-03-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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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우기아트 원장

매년마다 ‘US News’에서 각 단과별 우수대학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졸업률, 교수와 학생 비율, 재정상태, 신입생의 SAT 평균 성적, 학교 평판도 등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한 근거 있는 자료 발표이긴 하지만 개인적는 평가방식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면 미술대학이라고 미술의 전체를 너무 광범위하게 평가하고 발표하기 때문이다. 즉, 현대사회의 각 모든 분야에 필수적인 미술에는 200개 이상의 세분화된 많은 전공들이 있는데 이를 너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그 발표를 그대로 믿는 학부형들을 보면 때론 답답한 심정이다.

매년 4월 중순이 되면 거의 모든 대학의 발표가 나온다. 이때쯤 주로 받는 전화의 상담내용과 면담은 자녀가 합격한 대학을 놓고 어떤 학교로 진로를 정해야 할지 조언을 필요로 해서이다. 그렇게 신중한 부모들과 학생들에게는 자신 있게 방향을 잡아줄 수가 있다. 왜냐면 그 학생을 가르치는 동안 그 아이의 성격, 성장배경, 장래희망, 그리고 뭘 잘할 수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학부모에게서 전화가 오기도 한다. 예를 들면 "리즈디랑 파슨즈랑 붙었는데 어떤 학교가 더 좋아요?"라는 질문들이다. 필자의 첫마디는 "그 학생을 만나서 어떤 아이인지 정확히 알기 전까지는 말하기 힘듭니다. 그 학생을 지도해준 선생님이 더 잘 아실텐데요"라고 솔직히 답해준다. "아니 그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고 안 가르쳐 주신다는 거예요?"라며 버럭 화를 내는 분들도 있다. 또는 "리즈디가 미국에서 랭킹 1위라던데 무조건 리즈디 가야죠?" 또는 "무슨 전공을 할 계획인가요?"라고 물으면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싶데요"라고 대답하시는 부모들도 있다.


사실 일단은 어느 대학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당연히 학생을 오랫동안 지도해주신 미술선생의 조언을 들은 후에 선택의 폭을 좁힌 다음 합격한 미술대학의 2-3군데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장학금과 재정보조에 대한 현실적인 의논도 할 수 있고 졸업 후 취직 동향 등도 살펴봐야 하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인턴십을 제공해주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대학 재학시 인턴십 경험은 취직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미술대학에서는 필수적이다. 또한 스튜디오는 몇 학년부터 제공하고 있는지 미술대학에서는 특히나 중요한 시설들이 얼마나 잘 되어있고 비싼 장비들은 자유롭게 빌릴 수 있는지 그리고 전시회는 얼마나 자주 기회를 주고 있는지, 학교에 갤러리가 몇 개나 되는지 뮤지엄은 있는지 등 전문적인 질문도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전공마다 학교의 랭킹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대학 간판만 보고 대학을 결정을 지어서는 안된다. 패션을 전공하고 싶다면 파슨즈를 가야 할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싶다면 리즈디가 아닌 칼아트나 SVA가 맞는 학교다. 미국의 대학들은 보통 정원보다 더 많은 학생을 입학시킨다. 각 대학의 입학률과 졸업률 비교해 보라. ‘일단 들어갔으니까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다. 중·고교 때 철저한 준비하지 않고서는 대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퇴학을 당하기도 하고 스스로 자퇴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대부분의 미술대학 1학년은 Foundation 과정으로 기초를 철저히 다진 다음 2학년부터는 전공 과목으로 들어간다. 대학 4학년 때는 완벽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된 포트폴리오로 직장을 찾거나 대학원을 진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희망하는 전공을 어느 대학에서 가장 잘 배울 수 있는지 얼마나 훌륭한 교수진들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비싼 이유도 현지의 유명작가나 디자이너를 모셔오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교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네트웍 자산이 된다.
그리고 그 학생이 종합대학에 있는 미술대학이 더 좋을지 미술만 전문으로 가르치는 미술 전문대학이 더 좋을지를 결정지어야 한다. 미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나 과학 등 여러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서 복수전공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코넬, 카네기 멜론, NYU, 브라운, 유펜, 예일, 콜럼비아 등의 종합대학이 맞을 것이고 완전한 미술적으로 전문실력을 갖추고자 한다면 파슨즈, 프랫, 리즈디, SVA등 미술전문 학교가 맞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그 학생의 성격과 성장배경이다. 다른 타주에 가서도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제는 진짜 인생의 첫발을 내딛는 단계에서 독립심을 키우고 멋있는 예비사회인이 되려면 부모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녀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분석하고 진단한 다음 가장 맞는 대학이 어디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해 인생의 첫발을 잘못 들여놓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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