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어는 국력이다

2011-03-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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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만방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후세뿐만 아니라 혼혈아와 외국인들에까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습득을 갈망하고 있다.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듯 한국어도 이제는 필수과목이 돼가고 있다.

그러나 동포사회의 한국어 교육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대부분의 한국학교는 교회부설로 운영된다. 교회 중심적인 주말 한국학교의 부속 실태는 재정 빈곤과 행정 총수로 부적격한 목사 교장, 집사·권사들에 의한 교사 자격 인정, 불투명한 결산보고와 사업보고, 전무 상태인 학생 기록과 보존 시설에 실망이 크다.

한국어 교육이 종교기관의 부설 봉사활동에 그칠 수 있을까. 미국 50개 주에 약 700여 개의 크고 작은 한국학교들이 난립해 있다. 재미 한국학교 협의회(NAKS)가 1년 예산 약 50만 달러로 비영리 교육 활동 허가를 받고 뿌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실 40여 년 전부터 한인이 사는 곳에 교회가 생기고 한국학교가 설립되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1975)를 비롯하여 뉴욕, 애틀랜타, 시카고, LA,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마이애미, 호놀룰루 등지에 한국학교가 문을 열었다.

한국 정부의 한국어 정책이 미주 타민족에게 무엇을 시행하는지 궁금하다. 삼성재단에서 받은 50만 달러로 한국어 진흥재단(SAT II)은 LA지역에 국한돼 전국적 ‘한국어’ 교육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이 아쉽다.
한국어는 점점 확장되고 그 수요는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초중고 학교에서 5,579명, 미국 대학에서 7,175명이 한국어를 외국어 과목을 택해 수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정부는 잭 데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감에게 제1차 한국어교육지원금 17만7,842달러를 전달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공립학교의 한국어 정규과목 편성을 위한 노력이 학부모와 교사들을 중심으로 태동되고 있다.

한인은 교육으로 단결할 수 있다. 필자의 모교 워싱턴 대학교(시애틀)의 한국학센터는 2년간 모금운동에 340만 달러를 확보했다. 미시간 대학교의 한국어 전철을 밟은 것이다. 45년 전부터 폐쇄되기까지 UC 버클리, 컬럼비아, 프린스턴, 옥스퍼드, 파리 대학 등도 예산 타격을 받아 왔다.

한국 학교는 점점 증가할 조짐이다. 미 연방 센서스 발표는 한국 교회수를 4,144개로 집계하고 있다. 세계 80개국에 총 5,634 교회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한국기독교 신문에 보도됐다. 통상 한국학교 수는 교회 통계집계에 따라 왔다.

한국어는 문화적 상징이다. 언어 교육은 교사, 정부, 학부모, 학생의 합주곡으로 꽃을 피울 수 있다. 문화 발전에 혼연일체로 애국심을 발휘하자. 세계는 넓고 도전도 많다. 언어는 열쇠같이 대문도 연다. 한국어는 국력이다. 한국어에 깃든 우리 민족의 얼을 받들자.


김현길 지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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