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귀’

2011-01-1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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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티슈 한 통 다 말아내도록
속수무책 가라앉는 몸을 번갈아 눌러대던
인턴들도 마침내 손들어
산소 호흡기를 떼어내려는 순간,
스무 살 막내 동생이 제 누나 식은 손 잡고
귀에다 속삭였다.
“누나,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
메아리쳐 어디에 닿았던 것일까
식은 몸이 움찔,
믿기지 않아 한 번 더 속삭이니 계기판의 파란 눈금이 치솟는 것이다.
죽었는데,
시트를 끌어당겨 덮으려는데,
파란 눈금이 새파랗게 다시 치솟았던 것이다.

장옥관(1955 - )

아버지, 어머니, 동기 형, 동선 형, 동원 형... 돌아가신 이들을 불러봅니다. 그리고 “사랑해요”라고 말해봅니다.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에 그 말을 하지 못해서 그분들을 살려내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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