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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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주택’보다 ‘튼튼한 주택’

2011-01-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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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주택구입자를 위한 ‘좋은 집’

좋은 주택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희망사항’을 모두 갖춘 주택을 찾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래서 맘에 드는 주택을 찾아 첫 오퍼를 제출하기까지 때로는 1년여씩 걸리기도 한다. 좋은 주택을 선별하는 비결이 따로 있는 것일까? 첫 주택 구입자들은 건물의 구조나 디자인, 겉모습 등을 주택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택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택 선택기준이 실수라고 지적한다. 디자인이나 외관 등은 당장 마음에 들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수리할 수 있는 항목이다. 수리비도 다른 주택 항목에 비해 대부분 적다.

반면 건물 지반이나 냉난방 시설, 전기관련 시설 등의 항목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주택 구입 후 수리에 나선다고 해도 수리비가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주택을 보러 다닐 때 바로 이같은 항목을 선택 우선순위에 포함시키라고 충고한다. 주택 구입 경험이 없어 건물의 ‘화장발’에 현혹되기 쉬운 첫 주택 구입자들을 위한 ‘좋은 주택’ 선택 요령을 소개한다.


디자인·외관 바꾸기 쉽지만 지반·전기시설 등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문제 있으면 골치

■건물의 ‘기초’를 점검한다.

주택 전문가들은 주택 선택 때 건물의 기초(foundation)를 가장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건물 기초에서 결함이 발견될 경우 수리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물 기초가 부실하면 그 위에 지어진 건물의 구조에도 영향을 줘 나중에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건물 기초를 점검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축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점검함으로써 건물 기초의 건전성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건물 주위에 심어진 나무들을 관찰한다. 큰 나무나 크게 자라는 종류의 나무가 건물과 가깝게 심어져 있다면 나무뿌리가 건물의 기초에 균열이나 뒤틀림 등의 결함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실내에 설치된 나무, 타일, 대리석 바닥 등의 갈라짐, 틈도 건물 기초에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건물 내벽을 통해서도 건물 기초공사가 제대로 실시됐는지 예측할 수 있다.

실내 벽과 벽 사이, 벽과 바닥 사이, 창문틀 주변 등에 균열이 발생됐다면 건물 기초에 문제가 있음 알려주는 신호이므로 주의한다.

■누수 흔적을 살핀다.

누수로 인한 피해는 수리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좀 더 주의해 살핀다. 2층 주택이라면 1층의 천장을 확인해 물이 샌 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수도 사용량이 많은 주방, 욕실 등도 누수 흔적을 확인해야 하는 장소다.


주방의 경우 싱크대 하단 부분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면 누수 가능성이 있고 이후에 곰팡이 등 인체에 유해한 문제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 욕실의 경우 누수나 환기 부족으로 인해 ‘흰 곰팡이’(mildew) 문제가 쉽게 발생할 수 있으니 천장이나 욕조 주변 등에 누수 흔적이 있는지 주의해 관찰한다. 만약 천장이나 내벽을 최근에 페인트한 것으로 보인다면 누수 흔적을 감추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으니 셀러에게 누수가 있었는지 문의한다.

또 누수 흔적에 대해 셀러가 이미 수리를 했다고 답변하더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수리작업이 완료됐다는 확인서를 반드시 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기관련 시설을 점검한다.

건축연도가 오래된 주택을 구입하려고 한다면 전기관련 시설 점검에 특히 신경 써야 겠다. 특히 1930년대 이전에 건축된 주택의 경우 전기관련 시설이 대부분 과거 방식인 ‘납앤튜브’(Knob and Tube) 배선방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납앤튜브 배선방식은 화재 위험성이 높아 주택보험 회사들이 보험 가입을 꺼리기도 하니 주의한다.


첫 내집 고르기 무엇을 봐야하나

■‘친환경’관련 항목을 확인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주택’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친환경 주택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다. 주택 내 각종 틈만 잘 막아도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틈은 출입문이나 창문에서 흔히 발견되고 지하실이나 다락방, 벽난로 등에도 있을 수 있다.

틈을 통해 침입하는 더운 공기나 찬 공기가 냉난비를 높이는 주범이므로 집을 보러 갈 때 잘 확인한다. 주택 구입 후에도 이런 틈은 손쉽게 수리할 수 있다. 주택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카킹’(caulk)이나 스프레이 폼, ‘틈마개’(weather stripping) 등을 구입해 간단한 틈막이 공사를 실시할 수 있으니 알아 둔다.

주택 실내의 단열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1980년도 이전에 건축된 주택이라면 반드시 단열재가 적당히 채워져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스스로 쉽게 단열재를 보충할 수 있는 곳으로는 천장이 있다. 천장의 경우 단열재의 두께가 최소 10인치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보충하지 않고 수년간 방치할 경우 두께가 약 3~4인치로 얇아져 단열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기상 악화 때 방문한다.

최근 남가주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이처럼 짓궂은 날씨에 집을 보러 가면 기상 악화에 주택이 어떻게 견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붕 누수가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고 이웃에 기상 악화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 가능성이 있는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 주택 구입 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기상 악화 때에도 큰맘 먹고 집을 다시 한 번 보러간다.

집을 보러 갔을 때 발품을 팔아 이웃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는 것도 주택상태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리관련 차량이나 인부가 얼마나 자주 출입하는 지 등에 대해 이웃을 통해 알아볼 수 있겠다.

■지하실을 점검한다.

지하실이 있다면 반드시 내려가 본다. 지하실을 점검하면 누수, 건물 기초, 냉난방 시설, 전기 배선 시설 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지하실 벽이나 바닥에 누수로 인한 자국이 있는 지 확인한다. 만약 바닥에도 누수 흔적이 있다면 누수 피해가 심각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 지하실에 각종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 흔해 한 번에 시설의 제조 연도나 작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건축업체 ‘크룩쉥크 리모델링’의 대표인 브래들리 크룩쉥크 “주택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하실로 먼저 간다”며 “지하실을 통해 건축 형태, 건축 자재의 질, 건축가의 장인정신 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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