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억에 남는 인물들

2010-12-2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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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현장

올 한해를 돌아보니 취재 중 만난 사람들 중 특히 3명이 기억에 남는다. 이들과의 만남은 인생의 가치관을 ‘재각인’ 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유명하다고 해서 꼭 훌륭한 건 아니고, 훌륭하다고 해서 꼭 유명한건 아니다’라는 명언이 생각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우선 애나하임, 퍼포스 커뮤니티교회의 스티브 김 담임목사(본보 7월 12일자 보도). 30대인 그는 청소년 시절 마약 중독자이자 노숙자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갱생 후 지금은 교육공무원, 청소년 컨설턴트,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그가 우선으로 두는 일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청소년 선도 및 복음전도다.

그는 “신문 보도 후 청소년 문제로 고민하는 한인 부모님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이들의 고통을 알기에 당연히 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스토리가 보도된 후 수 개월간 김 목사의 연락처를 묻는 문의 전화가 쇄도 했었다. 또한 그의 스토리는 모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김 목사의 갱생에는 그의 친구이자 멘토어인 백인 새뮤얼 탐직 목사(36)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김 목사는 탐직 목사가 이끌고 있는 비영리단체이자 교회 ‘스텝 오프(Step Off) 미니스트리’를 통해 갱생했다.

탐직 목사는 대형교회 청소년 목회직을 마다하고 지난 90년대 말부터 한인 청소년들의 선도를 이끌고 있는데 김 목사는 “탐직 목사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컸다. 그의 ‘내려놓음’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바꾸었다.

지난 6~7월 60대 백인 파트너와 함께 바퀴가 3개 달린 ‘리컴번트’(recumbent) 자전거로 워싱턴, 애나코테즈에서 샌디에고까지 해안선 1,400여 마일을 한 달 반 동안 완주해 화제가 된 70대의 박인석(본보 8월 25일자 보도)씨도 노인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 젊은이들 못지않은 센스를 자랑했으며 여정 중 각종 사고위험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박씨의 한 백인 지인은 “제임스(박씨의 영어명)의 도전정신은 우리 노인 커뮤니티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인간의 도전정신은 전 커뮤니티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수년전 한 목회자가 청년들에게 “공부해서 남 주자”라고 설교한 기억이 난다. 박인석씨, 스티브 김 목사는 남다른 경험과 도전으로 타인에게 영감을 주었고, 탐직 목사는 주류사회속의 ‘편안한 삶’을 거부하고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한인 청소년들을 위해 뛰어들었다. 이들 모두 남에게 영향력을 주는 삶을 살고 있음에 분명했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한인들의 삶이 ‘나’만을 위한 인생을 넘어 ‘너’ 혹은 ‘우리’를 위한 인생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이종휘
OC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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