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외 참정권 결실 맺으려면

2010-12-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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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한인사회에서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를 놓고 여러 이유를 내세워 반대하는 입장이 많은 것을 본다. 그렇지만 나는 마땅히 주어진 개인의 권리는 그것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유보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미 주류사회를 지향하는 사람은 미국사회를 바라보게 마련이고, 또 한국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한국을 바라보게 마련이니, 한인사회의 정치적인 욕구를 가능하면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잘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최근 재외국민 참정권이 부여된 이후 한국 정가에서 재외한인들에 대해 나타내는 관심을 우리가 잘 활용만 하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얼마 전 실시된 모의선거는 거리도 멀고, 절차에 대한 상세한 홍보도 잘 안 되어 있었으니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유대인 커뮤니티와 오랜 교제를 통해 느낀 점은 미국의 유대인들이 워낙 재정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막강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열악한 한인커뮤니티로서는 노력을 한다 해도 유대인 커뮤니티처럼 성장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긍정적 요소도 있다. 한인 커뮤니티가 유대인 커뮤니티와 다른 점은 모국 대한민국이 이스라엘보다 훨씬 크고 단단하다는 점이다. 모국의 힘과 미주 한인사회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미국사회에서 유대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 미국 대도시의 중심부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막대한 홍콩자본이 유입됐다. 그때 중국인들은 미국의 대도시에 많은 부동산을 구입하였다. 소기업으로 돈을 모은 한인사회로서는 이 같은 자본의 힘을 이기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힘을 결집시킬 필요가 있다.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모국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에 쏟아 붓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인사회는 최선을 다해 재외국민 투표권을 행사하여 한국 정치권의 관심을 우리에게로 끌고 와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투표율을 높일 것인가? 우편투표를 허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본다. 한인 커뮤니티 구성원 각자가 한국의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우편투표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역설해야 된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한인들 중 유권자가 많은 곳에 교통편을 제공하는 범 시민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또한 청년 봉사자들은 단 한 표도 무효가 되지 않도록 투표 참가자들을 철저하게 안내해 주는 것이다. 모국의 정치를 위해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일은 귀중한 일이다. 재미한인사회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철우
KAPA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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