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우드 팍에 순국 장병 5,714명 새긴 기념비 들어서
주민들 추모마음 담아
지난 14일 기념식 열어
어바인시에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순국한 장병들을 기리는 전쟁 기념비가 들어섰다.
어바인 벡맨 고등학교 인근 ‘노스우드 커뮤니티 팍’(브라이언과 예일 애비뉴 교차로)에 설치된 전쟁 기념비 ‘노스우드 그래티튜트 앤 하너 메모리얼’(이하 노스우드 메모리얼)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순국한 5,714명의 미군 병사(지난 9월30일 현재 총 희생자 수)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노스우드 메모리얼은 이 일대 자원봉사자들이 모은 1만7,000달러와 어바인시가 15만달러를 들여 만들어진 것으로 4개의 면으로 구성된 5개의 기념비들이 들어서 있다. 각 면은 ‘희생(Sacrifice), 명예(Honor), 용기(Courage), 용맹(Valor)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노스우드 메모리얼은 지난 14일 기념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이 날 기념식에는 강석희 어바인 시장 등을 비롯한 인사들이 참석했고 미국 국기 총 1,400여개가 꼽히며 미국에 대한 애국심을 고조시켰다.
강석희 시장은 “이 기념비를 바라보며 선 나 자신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의 희생정신은 어바인 시민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기념비 설치작업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노스우드 지역 주민들이 그해 3월 이라크 전쟁에서 첫 희생자가 나오자 공원의 한 모퉁이에 하나 둘 순국 장병들을 위해 꽃, 리번, 국기, 인형, 선물 등을 가져다 놓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목재로 ‘임시 기념비’를 설치하며 이들 순국장병들을 기렸는데 주민들은 이후 해마다 임시 기념비를 새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순국장병들을 추모하던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노스우드 메모리얼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기금모금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지역 주민인 앤디 젤링코에 의해 시작된 설립 모금운동은 이 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돼 갔다. 이들 주민들은 ‘노스우드 메모리얼 이사회’를 조직했으며 어바인시도 이들의 노력을 사 지난 2007년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시 고위 당국자들은 기념비가 시청 앞 ‘빌 바버’팍으로 옮길 것과 혹은 병사들의 이름이 배제된 기념비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양측은 디자인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양측은 지난 2009년 말 현 디자인에 합의를 보고 공사에 들어가 이번에 결실을 봤다.
특히 노스우드 메모리얼 이사회 회원들은 각 순국 병사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나이까지 넣었는데 각 병사들의 정확한 정보를 위해 수천 시간을 들여 군 기록, 온라인 기록, 언론 보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스우드 메모리얼 측의 데일 젤리넥 공동대표는 “이 모든 것이 이들 순국장병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수고였다”며 기뻐했다.
지난 2004년 자신의 아들을 잃은 오렌지시 릭·데비 윈니 부부는 “(아들)트레버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이같이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며 자신의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메모리얼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노스우드 메모리얼 측은 웹사이트 NorthwoodMemorial.com을 만들었으며 앞으로 추가 희생자들의 이름도 계속해서 새겨 넣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종휘 기자>
노스우드 메모리얼 개관 기념식을 찾은 주민들이 추도 촛불에 불을 점화하고 있다(위). 어바인 강석희 시장이 노스우드 메모리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어바인 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