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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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평가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2010-11-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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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대부분의 이민 1세들에게는 다소 낯설기 만한 교사 평가에 대해서 기술해 볼까 한다.

전통적이고 유교적인 한국사회에서 자라온 대다수의 이민 1세들에게는 교사는 학생들의 지적향상뿐 아니라, 정서적, 도덕적 함양에도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간주해 왔다.

학생들은 교사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며, 심지어는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은 변소에도 가지 않는 신성한 분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태도와 교사 평가에 대해서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는 보통 교사는 취업 후 처음 2년 동안은 교장, 교감이 1년에 한 번씩 수업 참관을 하고, 2년 이상의 경력자는 2년에 한 번씩 수업을 참관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교사로서의 실력개발을 도모한다. 이점에서 한국과 아주 다르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교사 평가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교사를 ‘지식 전달의 도구’로써만 여기는 지극히 미국적인 관행에서 행해지는 폐단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의 교사란 직업은 교실 하나뿐인 학교(one-room school house)에서 시작했다. 한국의 서당처럼.

그러나 19세기 중반부터 다양한 유럽계 이민의 대거 유입으로 이들 이민가정의 자녀들에게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을 영어로 가르치기 시작했고, 공립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이후 미국의 급진적인 산업화에 발맞추어 산업화의 일군을 양성하는데 박차를 가했었다.

실로 지난 150여년 동안 학생인구 증가에 따른 교사 인력의 수급 계획에만 노력을 경주했지, 질적인 면에서는 등한시 했었다. 소정의 교사 양성과정만 끝마치면 교사의 자질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믿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교사의 자질과 평가를 논하고, 그것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연관시키려는 것일까?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첫째, 부시 대통령 행정부 때에 통과한 ‘No Child Left Behind’(2002년) 법안으로, 각급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매년 일정한 수준의 성적 향상을 도모할 것을 규정했다. 따라서 지난 8년 동안 각 주마다 매년 학생들의 학습발달 측정을 위해 학력고사를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어떤 교사의 학생은 매년 학업 성취도가 높게 나오는 반면, 또 다른 교사의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가 계속 낮은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교사의 자질을 연관시키기에 이르렀고,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교사의 성과급 및 해고와도 연관 짓기에 이르렀다.


둘째, 미국 학생들의 학력이 국제적으로 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 학생들이 국제 학술경연대회의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 학생들에 매년 뒤져 왔다는 사실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셋째, 2009년 가을 미 교육부에서는 ‘정상을 향한 경주’(Race to the Top)란 기금을 책정하여, 각주로 하여금 이 기금 신청을 위한 조건으로 공식적인 ‘교사 평가제’를 도입하도록 요구했었다. 가주 의회는 지난 2월, 교사와 교장, 교감 등 교육 행정요원들을 평가하도록 규정짓는 새 법안(SB 955)을 통과시켜 이 기금을 신청하기 위한 전초작업에 들어갔으나, 결국 2회에 걸친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기금을 받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현존하므로, 2012~2013년도부터 이 법을 어떻게 시행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교사 자질과 학생들이 매년 치르는 학력고사 결과를 직결시킬 것인지, 그렇다면 어느 선까지만(30%, 아니면 50%, 혹은 100%) 연관시킬 것인지 등이 앞으로의 논의대상이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가주 학력고사에만 의존해야 할 것인지, 담당교사의 학습 평가, 각종 과제물 평가도 참고해야 하지 않는지 등도 문제될 것이다.

더불어 교사를 지식 전달의 도구로만 봐야 하는 것인지도 논의의 대상이다. 교사 평가제도는 여러 면에서, 앞으로 논란의 소지가 많다고 본다.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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