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 입학사정’이라는 말이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의 치열한 대학입학 경쟁을 다룬 기사를 싣지 않는 신문이나 잡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이런 정보들이 넘치다 보니 일반 사람들은 관련 책 몇 권을 읽거나 웹사이트를 보고서 입학사정 절차를 자신들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는 그냥 빙그레 웃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입학사정관으로 오래 일해 본 나는 입학게임이 절대로 간단치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어떤 공식이나 이론으로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인간이라는 복잡한 존재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필자와 같은 입학사정관들은 모든 학생들은 각자의 장점과 약점, 관심과 취미, 그리고 개인적 배경과 인성 등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은 가족은 물론이고 자라난 지역과 문화, 사회 경제적 지위와 부모의 교육 수준, 그리고 다양한 기회의 접근 가능성 등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대학 입학사정이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진학 상담도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필자가 느끼는 것은 어떤 학생에게 추천하던 것을 다른 학생에게는 권하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을 종종 발견한다는 점이다.
어떤 학생에게 잘 맞는 처방도 다른 학생에게는 전혀 나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한 학생에게 적용되는 방식인데, 다른 학생에게는 소용이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필자가 상담한 학생들은 누구나 AP 수업을 최대한 많이 듣는 것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8개의 AP 수업을 이미 들었으면서도 또 더 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AP 과목 성적이 대부분 B 혹은 B-였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필자는 어떤 과목의 AP 수업은 포기하고 어떤 과목의 수업은 선택하도록 강력히 권유한다.
반대로 전 과목 A학점과 GPA가 가장 중요하다는 소문을 들은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어려운 수업들, 즉 Honors, AP, 혹은 IB 과목들을 도전하여 선택하는 것을 극도로 회피한다. 그래서 한 학생은 전 과목 A학점의 성적표를 갖고 있었지만 필자가 그를 알게 되면서 발견한 것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게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경우 필자는 전략 과목을 정해 좀 더 난이도 높은 수업을 선택하도록 적극 권하고 도와준다.
모든 결정은 그 학생의 수학 능력에 대한 판단과 그가 얼마나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나의 경험에 따른 판단에 따른다. 학생마다 ‘적정한’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수준의 수업을 듣고, Honors, AP, IB 수업을 몇 개나 선택해야 할지를 학생에 따라 다르게 결정해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학생을 알고, 얼마나 정확하게 그의 수준을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GPA는 낮고, 학업 스트레스는 많이 받은 학생이 되어서 입학사정관들에게 학업 성취도가 낮고 도전적이지 못한 게으른 학생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가능하면 많은 AP 수업을 들으라”는 익숙한 전략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나는 이 전략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똑 같은 사람이란 없다는 것이다. 자녀를 가이드할 때 자녀의 학업 동기, 성숙, 그리고 능력의 개인적 수준을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
지금 어리석게도 지나치게 어려운 과목들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 나아가서는 각자의 독특한 장점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육성시키는 일은 바로 이런 점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일은 단지 대학 입학뿐만 아니라 인생 성공의 열쇠이기도 하다.
<전 MIT·하버드대학 입학 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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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497-7700(ext.103)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