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얼마전 파산 법원에서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Meeting of Creditor에 참석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1년 전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 사람이 파산신청을 한 것 같습니다. 어찌야할까요? 제 돈은 받을 수 있는건가요?

답변:
얼마전 고객의 파산 hearing에 참석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고객은 오랫동안 소규모 비지니스를 해오셨는데, 최근 경기가 악화된데다 가, 도박(gambling)에 손을 대게 되어 순식간에 거액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파산신청을 하면 2개월 정도 이내에 파산법원에서 주재하는 hearing이 있게됩니다. 파산신청자 (대개 채무자)는 당연히 와야하고, 파산신청시 신청자가 열거한 모든 채권자(creditor)에게도 참석을 알리는 통지가 가게 됩니다. 채권자의 경우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위해서는 참석이 권장됩니다. 물론 실제 참석하는 채권자는 대개 백명에 하나 될까 말까합니다. 이날 좀 일찍 도착해서 법원 안에서 채무자인 제 고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기신 어떤 50대 남자분이 저를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희 기억을 해내려고 해봐도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았습니다. 마침 제 차례의 hearing이 시작되고서야 그분이 누구인지 알게되엇습니다. 그분은 제 고객의 채권자중 한분으로서, 법원의 통지를 받고 나오셨다 자기의 채무자와 얘기를 나누고있는 저를 뚫어지게 쳐다본것이었습니다. Hearing 중 그분은 일어나 안되는 영어로 자기가 얼마나 억울하게(?) 돈을 떼이게 되었는 지에 관해 장황하게 설명하려 했습니다. Hearing을 주재하던 trustee는 듣다못해 억울한게 있으면 변호사를 통해 대응을 하라고 한마디하고 hearing을 종결해버렸습니다. Hearing이 끝나고 법정 밖에서 그분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느닷없이 제손을 꽉잡더니, “변호사님 남들은 미국이 천당이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지옥입니다” 라고 하며, 선 자리에서 그동안 미국와서 10년간 고생한 얘기, 언젠가는 자신의 비지니스를 운영해보겠다고 결심한 얘기, 어렵게 한푼 두푼 모아 계를 부어서 목돈을 만들어 비지니스를 구입하려 했다는 얘기, 비로소 자기의 꿈을 목전에 두고 계주 (바로 이번에 파산을 신청한 저의 고객)가 계를 깨고 도망간 얘기. 자신은 이제 이 지옥같은 미국에서 아무 희망이 없다는 얘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어느덧 그분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이제 자기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자기좀 도와 달라며, 저에게 매달리셨습니다. 그러나 좀 전의 hearing 에서 trustee가 쌀쌀하게 변호사를 구하라고 말했듯이, 저도 결국 같은 말을 그분에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사자중 한쪽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할 법적 의무가 있는 변호사가, 감정에 흔들려 상대방에게 섣불리 조언을 해주는 변호사 윤리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하게되면 채권자가 할 수있는 일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채무자의 모든 재산을 trustee가 모아서 담보를 설정해 놓은 사람의 채권이나 세금, 자녀부양비등 정책상 우선 갚도록 된 빚을 우선 변제하고 남는 것이 있으면, 채권자들에게 공평히 분배하게 됩니다. 만일 남는 것이 없다면 (대개의 경우 남는 것이 없습니다) 일반 채권자에게는 이런 claim 을 해봤자 헛수고일 뿐입니다. 일단 채무자가 파산 신청을 하면 채권자들에게 통지가 가고 automatic stay라는 제도에 의해 채권자들은 채무자에게 더이상 빚독촉을 못하게 됩니다. 하루에 수십통씩 오던 credit card 회사의 전화가 신기하게도 어느날 딱 멈추는것입니다. 채무자가 고의로 처음부터 갚지 않을 계획으로 빚을 잔뜩 진후 파산산청을 하는 경우나, 재산을 미리 빼돌린다음 무일푼이라 속이고 파산신청을 하는경우, 파산신청서에 열거하지 않은 채무, 세금, 학생융자금, 가족법상 부양의무, 고의적 상해, DUI 상해에 의한 채무 등을 제외하고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그분은 법원에 나와보면 누군가 자신의 사정을 듣고 떼인 돈 일부라도 돌려주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기대를 갖고 오신 것이엇습니다. 드디어 제 손을 놓고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며 나중에 기회되면 소주나 한잔 하자는 말을 남기고 그분은 돌아섰습니다.

김준환 변호사 408-971-2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