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화는 나를 이끄는 힘이자 꿈

2010-09-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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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2세 대니얼 윤 감독

▶ 교통사고 후유증 딛고 영화감독으로

소위 잘나가던 컨설턴트에서 교통사고로 다니던 직장을 잃고 모든 것이 변해버린 한 한인이 영화감독으로 변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베이지역에서 촬영이 한창 진행중인 독립영화를 연출하고 있는 한인2세 대니얼 윤(45·사진)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캐나다에서 출생한 윤 감독은 명문 코넬대학에서 역사와 엔지니어링 학사를,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공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다.

졸업 후 그는 샌프란시스코 유수 기업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승승장구하다 95년 버클리에서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길을 건너다 차에 치는 큰 사고였어요. 교통사고로 인한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렸고, 직장에서 일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나빴습니다.”
이렇게 그가 머릿속에 그렸던 꿈과 인생의 로드맵이 단 한 번의 사고로 뒤엉켜버렸다.

하지만 윤씨는 주저앉을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독학으로 영화 제작 공부를 시작해 5편의 저예산 단편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1999년 자전적 영화 ‘뇌진탕 그 이후(Post Concussion)’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는 각본, 감독, 제작, 촬영, 편집, 연기 등 1인6역을 혼자서 해냈다. 그는 보험금과 대출금 3만 달러를 가지고 6개월의 촬영을 거쳐 ‘뇌진탕 그 이후’를 완성했다.

그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매튜 강은 버클리의 경영자문회사에서 일하는 전도양양한 청년. 어느 날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직장도 연인도 모두 잃어버린다.
매트리스와 소파와 컴퓨터와 전화기밖에 없는 아파트 방에서 두통에 시달리는 매튜앞에 모니카가 나타나고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윤씨는 후유증으로 일주일에 하루 이틀밖에 촬영을 못했지만, 주인공 매튜 강으로 변신해 연기와 영화에 정열을 쏟아 부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미니애폴리스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과 뉴멕시코에서 열린 타오스 토킹 픽쳐스 영화제에서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00년 SF아시안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하는 등 수 많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계속 꿈을 향해 가고 있다.

“중년의 남자가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좌절하지만 희망을 찾으려는 영화를 6월부터 버클리에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원하는 인생이 이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집니다. 마치 지금의 나처럼 말입니다.”
다른 인생으로 전업중인 그는 "영화는 나를 찾아내는 지도와 같다"며 새로운 인생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디션이나 투자를 희망하는 한인은 (510)334-4966로 연락하면 된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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