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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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부모의 아이 키우기

2010-09-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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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혼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편부·편모는 세 아이 중 한 명꼴이다.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편부·편모의 아이들 키우기 또한 주위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엄마 아빠가 있는 행복한 가정의 아이들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고 해서 아이가 잘못 자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정불화가 잦은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보다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홀로서기 가정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더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한다면 다음 사항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첫째 아이를 의지하지 말라.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살면서 가장 힘들고도 고된 일이 될 수 있다. 특히 주위에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런 환경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많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직 부모의 문제를 들어주고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성숙함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아이들은 자연적으로 인생을 겪으며 성숙할 수 있는 시간과 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의 고민을 아이에게 심어주어 걱정과 불안을 만들어주어선 안 된다. 어른들의 고민을 갖고 성장한다면 죄책감과 우울증이 더욱 더 깊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는 알아야 한다.

둘째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자주 확인시켜 줘야 한다. 이혼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의 불행이 자신의 책임에 있다는 죄책감에 많이 사로잡힌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고통이 너무 커 아이들의 이러한 심경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이며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줘야 한다. 현재의 상황이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켜 주고 어느 한 부모로부터 버림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잘 다독거려 줘야 한다.


셋째 아이들 앞에서 상대를 욕하지 마라! 이혼한 부모들의 경우 서로가 죽도록 미운 나머지 아이들이 자기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상대방을 헐뜯고 욕하고 지금의 처한 모든 상황이 상대방의 잘못인 양 몰아세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을 주어야 할 가정과 부모가 불안을 조성하는 요소로 만들어져 아이들은 세상과 미래와 사람에 대한 불신과 미움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혀 나중에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할 때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넷째 자신이 먼저 행복해 져라! 어떤 부모도 실패한 결혼생활의 모습을 자식에게 대물려 주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열에 여덟은 부모의 삶을 그대로 밟아가게 된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라. 자신이 그리도 싫어하고 피하고 싶었던 부모의 모습을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이 대물림의 사슬을 끊고 싶다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자식들에게 행복을 대물려 주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행복해 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들에게 갖고 있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느낌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진수정 / 결혼 및 가정치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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