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자계의 거목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들어 금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펀드 리포트에 따르면 소로스는 6월30일을 기준으로 미국 주식의 비중을 3월 말에 비해 42% 대폭 줄인 반면에 금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두배 가까이 증가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탁월한 투자 감각으로 기업투자 선호하는 워런 버핏과는 달리 조지 소로스는 방대하고 실질적인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국제 외환과 실물 자산의 투자 순환 사이클을 타는 방식으로 특출한 투자 실적을 증명해 온 펀드 운영자라고 할 수 있다.
금에 대한 투자를 확장시키고 있는 사람은 단지 소로스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비밀리에 금을 사 모으고 있었다. 2009년 중국 정부는 금 보유량을 600톤에서 1,054톤으로 증가시켰다고 발표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들이 발표하지 않은 비축량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지수이다. 최근 들어 베이징은 금시장을 소비자들에게도 오픈시킬 의사를 밝혔고 은행들에는 금에 대한 수입과 수출을 허락하고 거래시장을 외국 회사들에도 개방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의 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문을 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최근 귀금속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1999년에 250달러선에서 바닥세를 보였던 금이 지금은 1온스당 1,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최저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금값은 지난 11년 동안 거의 다섯배가 뛰어오른 셈이다. 귀금속에 이미 투자해 놓은 사람들은 금과 은의 시세가 앞으로도 한참 더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금시장이 이미 버블상황에까지 도달했다고 경고한다.
유로퍼시픽 펀드사 대표이자 올해 코네티컷주 공화당 상원의원으로 출마하는 피터 쉬프는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골드 스탠다드 철회를 일방적으로 선언했을 때 금값이 35달러였는데 불과 9년만에 24배인 850달러까지 올랐던 역사를 적용해 보면 이번에도 금값의 최고 포텐셜이 온스당 5,000달러(250달러×20)를 넘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감각적, 산수적 계산으로 투자분석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피터 쉬프 같은 고도의 투자 전략가가 어찌하여 그토록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예측을 내게 된 것일까?
미국은 현재 대공황 이후로 가장 큰 정치·경제적 충격을 받고 있다.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있었던 원유 파동과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더 큰 충격이다. 레이건 정부 후반부터 오바마 정부에 오는 데까지 미국 정부와 국민들은 끊임없이 빚을 져왔었고 이제는 자체적인 경제 발전만으로 빚을 갚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자본시장은 FRB가 결국 돈을 더 찍어내야만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 유엔은 향후 세계 기축통화를 달러에서 글로벌 준비화폐로 바꿔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것에는 “달러가 더 이상 안정된 가치 보존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적혀 있다. 이쯤 되면 피터 쉬프의 예측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짐작이 갈만하다. 과연 달러의 위기는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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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