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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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흔드는 중국의 부상

2010-08-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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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론

1990년대 초반, 중국공산당(등소평)은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이 순식간에 달라진 한국을 주목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88 서울올림픽’은 한국을 아시아의 정상국가로 만들었다. 공산주의자 등소평에게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도록 한 사건이 ‘88 서울 올림픽’이다.

‘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하라는 교시로 시작한 중국의 올림픽 유치 사업이 만 10여년 만에 성공을 거두었다.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과연 중국이 올림픽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란 물음에 자극받은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의 목표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준비기간 10년은 중국으로서는 숨죽인 수모의 시기였다. 미국의 휘둘림에 끝까지 인내할 수 있었던 것도 오직 올림픽을 성공하기 위함이었다. 2005년을 지나는 올림픽 개최 도시인 베이징의 안전과 시설을 점검하는 기간엔 미국의 어깃장 부리기가 노골적이었다.


당시 워싱턴 DC는 반중국주의자들로 가득 찼다. 가장 대표적인 인사가 딕 체니 부통령과 그 뒤에 숨은 네오콘들이었다. 후진타오의 백악관 방문엔 대만계의 시위대를 함께 초청한 듯 끌어 들였다.

후진타오 주석의 측근 참모들이 워싱턴의 한복판에서 이를 갈며 밤을 지새웠다는 중국발 기사가 전 세계의 중국인들을 울렸다. 오직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참아야 했다. ‘88 서울 올림픽’의 가르침이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어제의 일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에게 ‘미국은 중국을 맞을 준비가 되었는가’라고 점잖게 물어오고 있다. 중국의 동의 없이는 되는 일이 없도록 세계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도 모든 사안을 미국과의 전선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소위 G2시대를 선언했다.

불황에 허덕이는 미국 중심의 국제경제에 보유하고 있는 달러의 양을 무기로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 유럽의 금융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모인 토론토 G20에서 후진타오 주석의 숙소는 문전성시이고 오바마의 숙소엔 한국의 MB를 제외하곤 파리가 날렸다. 중국의 천지에 달러가 넘쳐 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부상은 세계에 퍼져있는 중국인(화교)들의 민족주의를 격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민족주의(중화주의)는 하나의 대중현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국가의 정신적 틀을 규정하고 있다. 중국이 위대함에서 몰락한 지난 150년간의 수치는 역사속의 돌연변이적인 것이며 중국의 우수성에 대한 신성 모독이고 전세계 중국인에 대한 개인적인 모욕이라고 여긴다. 중국인들이 중국을 모독한 가해자로 여기는 국가는 영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다.

영국은 아편전쟁으로 중국의 품위를 수치스러울 정도로 떨어뜨렸다. 일본은 약탈 전쟁을 일으켜 중국의 인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었으면서도 아직까지 회개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중국의 북쪽 영토를 지속적으로 잠식해 왔고 스탈린의 오만이 중국의 자존심에 무감각했다. 미국은 아시아에 들어와서 일본을 지원하고 중국의 대외적인 야심을 가로막았다.

중국이 분단된 한국을 갖고 미국과 거래를 하고 있다. 분단된 한국을 갖고서 동북아의 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에게 한반도 반타작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동북아시아의 힘의 편재에 한국은 속수무책이다.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되고 그래서 일본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치고 있다. 민족 성원으로서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과 북의 교류, 협력의 확대이다.


김동석/한인유권자센터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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