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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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도시, 뉴올리언스

2010-08-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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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특유의 개성이 넘치는 도시이자 재즈의 메카인 ‘뉴올리언스’. 얼마 전 이곳을 일주일간 여행하며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100년 동안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서인지 곳곳에는 아직도 옛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건축물, 언어, 길 이름, 가게 이름들까지도 고풍스럽게 느껴졌고 독특한 분위기 속 사람들은 모두 예술가처럼 보였다.

매년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에서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로 무려 4만명이나 참여하는 큰 행사다. 꼭 듣고 싶었던 그룹을 시간대로 들으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을 던지고 춤을 추며 음악을 느끼고 표현했다.


또한 매년 마디그라 축제도 열리는데 이것 역시 흥미롭다. 그때만 먹을 수 있는 킹 케익이 있는데 케익 안에 조그마한 액세서리를 넣어두고 그것을 씹은 사람은 다음날 케익을 사가지고 오는 관습이 전해지고 있다. 그 덕에 2주 동안 킹 케익을 매일 먹는 해프닝도 벌어진다고 한다.

다양한 축제 외에도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것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좁은 골목 사이 밝게 페인트칠한 가게, 화분에서 풍겨 나오는 꽃향기, 도시를 가로지르는 빨간 전차… 눈부신 태양아래 모든 것이 조화롭고 예뻤다. 화려한 의상, 신나는 음악, 뉴올리언스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문화 유적지 박물관 등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남부를 대표하는 미술관에는 프랑스 인상파의 거장 드가의 작품들도 있었다. 드가가 130년 전에 친척을 만나러 뉴올리언스에 와서 그렸던 작품을 비롯해 피카소, 미로의 작품까지 줄줄이 있었다.

음식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일주일 내내 검보를 먹었는데 새우와 소시지를 넣고 끓인 걸쭉한 수프로 한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잊지 못할 음식이다. 예전에 노예들이 이것저것 다 넣고 볶아 먹었다는 잠발라야 또한 핫소스를 듬뿍 쳐서 그 풍미를 더했다.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아예 눌러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곳에서의 하루하루가 이벤트고 꿈이었다. 사방에서 풍겨 나오는 꽃내음, 프렌치 억양의 사람들, 거리마다 흘러나오는 재즈를 들으면서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혹자는 이런 행복을 여유와 시간이 있는 자들의 특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뭐든 자기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바쁠 때일수록 여유의 달콤함과 행복의 가치를 더 크고 값지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도 사랑도 작은 여유를 찾아가며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고 스스로의 발전을 하며 한 단계 올라 설 수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봉사와 사랑을 주위 사람들한테 많이 주기로 다짐했다. 내가 가장 잘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니 바로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중매인 것 같다.

이민사회의 모든 가정이 뉴올리언스의 사람들처럼 행복하고 소박한 웃음꽃이 피는 가정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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