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불신 치료가 우선
상당한 시간과 인내 필요
우리 아이는 “동기부여가 되어있지 않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로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 “단 10분을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
부모님들의 근심걱정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동기부여가 되어 있지 못하다는 부모님들의 하소연은 좀 잘못된 말임을 상담을 해보면 알게 된다. 이런 학생들도 지나칠 정도로 동기가 부여돼 매달리는 분야들이 있기에 말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Facebook에서 chatting할 때 보면 밤을 새워서 매달릴 정도로 깊이 빠져 든다는 것이 부모님들의 대체적인 관찰이다. 동기부여 없다는 것은 책상에 앉아 학교 과제물을 할 때 이야기이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이야기는 아니다. 동기부여가 자녀들이 하고 싶은 것에는 되어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있으되 다만 선택적이라고 해야 옳다.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는 몇 시간을 집중해서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능력이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집중을 할 줄은 알되 다만 선택적으로 집중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도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집중력 테스트(지능영역의 한 요소로 부분적 IQ테스트를 통해서 가능하다)를 해보면 대단한 수준의 집중력을 소유한 학생이라는 것이 드러나고는 한다.
자녀의 동기 부여된 행동과 집중하는 행동은 이렇게 선택적이기 때문에 자녀가 이 선택적 행동을 생산적인 쪽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일이 부모에게는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하겠다.
“동기부여 부족하다” “집중력이 없다” 이렇게 자녀의 문제를 단정해 버리고 나면 이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의 성격적 특성을 공략하는데 는 비록 자녀교육에 전문지식을 갖춘 부모라 해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자녀의 행동의 문제로 바라보고 비생산적인 행동을 개선하는데 포커스를 맞추면 접근 가능한 몇 가지 방법이 드러나게 된다.
이런 경우 우선 부모의 대응방식이 중요해진다.
부모가 대신 해주기, 하라고 강요하기, 못한다고 벌주기, 또는 아이의 행동을 바꾸어보겠다고 아이를 겁주고 꾸지람하고 때로는 분노를 터뜨리는 일 등이 부모의 흔한 대응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런 방식을 택해서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긍정적인 쪽으로 개선을 하였다면 그 방식을 지속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개선이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으면 그 방법은 실효가 없음을 인정하고 그만 멈추어야 한다.
지금까지 ‘Positive 부모기술’을 사용해 본 적이 없이 주로 분노, 질책, 짜증, 꾸중을 자녀양육의 방법으로 사용하였다면 자녀 마음에 생겨난 불신과 불만을 회복하는 치료기간이 먼저 필요하다. 그것은 부모의 이런 부정적인 행동을 멈추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동안 이 칼럼을 통해서 소개한 ‘형사콜롬보 대화기술’ ‘Positive Opposite 부모기술’ ‘타임아웃 부모기술’ ‘자녀 기분 거울에 비추기 부모기술’ ‘부모 분노관리기술’ 그리고 필자가 유튜브(채널 ID: drsohnparenting)에 올려 둔 부모기술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자녀에게 어떤 환경을 부모가 제공해주고 있는지 둘러보아야 한다.
TV, 컴퓨터게임, Facebook 등을 적극적으로 규제한 적이 없었다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여야 한다. 필자의 지금까지 상담경험으로 보면 이 문제는 가족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며 상당한 고통을 감수할 각오가 필요하다. TV, 게임, chatting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없애고 나면 그 시간을 부모-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독서, 차분한 보드게임 등으로 대치하고 일관성 있게 실시해야 하는데, 이것은 부모의 행동 및 태도변화를 더 요구하는 까다로운 일인데 가정에 규칙을 세우고, 가족의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된다. 이런 의례의식 없이 자녀들이 부모가 바라는 교육의 가치를 몸에 익히기는 어렵다.
그 다음에는 부모가 자녀가 할 일, 자녀의 책임영역에까지 침범해 왔다면 자녀는 학년이 올라가면서도 부모가 대신 해주는 일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적극적이고 학교공부 잘 했던 부모라 해도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자녀들이 중학교만 가도 대신 해주고 싶어도 해주기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초등학교 3, 4학년에서 이미 부모가 대신 해주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이 칼럼을 통해서 소개한 부모행동 “셀프-모니터링”기술로 이 부모기술을 개선하도록 한다.
부모가 이렇게 ‘positive’한 부모기술을 일관성 있게 사용을 하는데도 자녀의 행동이 개선되어지지 않으면 그때는 좀 더 적극적인 행동수정이 필요해진다. 다음 칼럼에서는 ‘단 10분’도 제대로 앉아서 진득하게 매달리지를 못하는 자녀의 행동 수정법을 소개하겠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아직도 부모가 분노, 질책, 야단, 꾸지람, 방치 등의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하고 있다면 그런 부모의 행동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상담을 해 오는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행동개선을 짧은 시간에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들을 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 자녀의 부정적인 행동, 그리고 부모님의 잘못된 부모기술이 사실은 오랜 세월 부모-자식 간의 관계 속에서 발달되어 온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잘못된 행동과 방법을 개선하는 일도 시간과 인내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위에 소개한 여러 가지 ‘Positive 부모기술’을 사용하면 비록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언성이 올라가고 부모가 좌절감을 느끼고 자녀의 self-esteem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과 같은 부정적이고 비생산적인 부모-자녀 간의 관계는 상당부분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213)234-8268
리처드 손 <하버드 카운슬링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