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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41)세렌디피티

2010-07-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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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성공이 자수성가나 필연만으로 성취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연의 원리에 의해서 우리에게 커다란 성공이 다가 올 때가 대부분이다. 요즘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말을 많이 쓴다. 이 말은 우연한 만남이나 자비를 베푼 결과로 뜻밖의 성공이나 창의성을 가져왔을 때 씌어지는 말이다.
플레밍이라는 이름을 가진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농부가 있었다. 어느 날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건너 편 늪에서 “help me!"라는 아이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여왔다. 농부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단숨에 달려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이를 건져내었다. 만일 농부의 발이 한 발만 늦었더라도 그 아이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을 것이다.

그 다음날이었다. 큰 마차가 농부의 대문 앞에 멈추더니 화려한 복장을 한 귀족 한 사람이 내려 집안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집이 플레밍씨댁 입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나는 어제 당신이 늪에서 구해준 아이의 아버지요. 당신에게 그 은혜를 보답하고 싶어서 찾아왔소.” 농부는 무척 겸연쩍어 하면서 그 제의를 공손히 거절했다. 바로 그때 농부의 아들이 들어와 그들 앞에 섰다. “저 아이가 당신의 아들이오?” “네. 그렇습니다만...” “그렇다면 내가 저 아이를 데려 가겠소. 데려다가 당신이 평생 자랑할 만한 아들이 되도록 영국 최고의 공부를 시
켜 주겠소.” 귀족의 집에 온 농부의 아들은 열심히 공부하여 런던에 있는 명문 의대 “St. Mary’s Medical School"을 졸업하여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후에 페니실린을 발명한 저명한 의사가 되었다.

그가 바로 알렉산더 플레밍 경(Sir Alexander Fleming)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 기적 같은 ”세렌디피티의 우연“이 일어났다. 플레밍 경이 자신이 발명한 페니실린을 가지고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는 영국 군인들을 치료하다가 유명한 한 정치인의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 그가 바로 윈스톤 처칠이고, 오래 전에 플레밍 경의 아버지가 늪에서 구해준 바로 그 아이였다. 세렌디피티의 우연의 법칙은 우리에게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일은 작은 인연과 만남의 얽힘으로 서로 연결되고 계대(繼代)됨으로 엄청난 축복을 이루어 나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역설이며 우연(偶然) 속의 필연(必然)인가. 또한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배려이며 간섭인가.


윈스턴 처칠 경과 플레밍 경의 두 가정이 엮어낸 세렌디피티의 기적 말고도 세렌디피티의 사례는 우리 주변에 무궁무진하다. 특히 구약 성경 룻기에 나오는 룻, 나오미, 보아스, 세 사람이 엮어내는 아름다운 세렌디피티의 이야기는 우리를 뜨겁게 감동시킨다. 다 아는 대로 룻은 졸지에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혼자된 시모 나오미를 섬기기 위해 낮선 땅 베들레헴으로 이민(移民)한 연약한 모압 여성이었다. 룻이 시모를 섬기기 위해 밭에서 이삭을 줍다가 우연히 만난 베들레헴의 유력자 보아스 역시 룻에게 자비를 베풀다가 거대한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룻기의 내용이다.

세렌디피티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조건은 딱 한 가지다. 흐름의 법칙이다. 나에게 흘러들어 온 은혜의 물줄기를 내 안에서 멈추지 않게 하는 것이다. 룻이 나오미에게 받은 은혜의 물줄기를 다시 나오미에게 돌리고, 보아스가 하나님에게 입은 은총의 물줄기를 룻에게 돌리고, 또한 나오미가 룻에게 받은 물줄기를 보아스에게 돌릴 때 거기서 세렌디피티의 기적이 일어나 다윗의 가문이 세워졌다.

당신도 다윗처럼, 플레밍처럼 세레디피티의 기적으로 이루어진 축복의 가문을 세우기를 원하는가. 이웃에게 아낌없이 은혜와 자비를 베풀라. 특별히 낮선 사람에게 그렇게 하라. 더 이상 흘러가지 않아 죽은 사해가 되지 말고 끊임없이 흘러감으로 내가 살아있고 남도 살리는 갈릴리가 되라. “저 사람에게서 내가 무엇을 얻어낼까?” 이것을 먼저 기대하지 말고 “내가 저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까?” 이것을 먼저 생각하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듯 하나님의 세렌디피티가 눈앞에 와 있을 것이다. 잊지 말라. 심는 대로 거둔다는 농업의 법칙은 우연의 세계에 있어서도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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