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우들에 희망주는 의료보조기 개발 ‘꿈’
올 가을 스타이브센트 고교에 진학하는 김소라(14)양은 일반인들에게 조금 낯선 장래 희망을 갖고 있다. 바로 ‘바이오의학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의 권위자가 되는 것.
어려서부터 주위에서 선천적인 병을 갖고 태어나거나 불의의 사고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장애우들을 접하면서 갖게 된 포부다. “세상에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열심히 공부해 바이오의학공학 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켜 그 분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싶습니다.”
소라양의 이같은 바이오의공학자 꿈은 지난 2년전 존합킨스 대학 영재프로그램 캠프에 참여한 후 더욱 굳어졌다. 그 곳에서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고 의수를 착용한 친구를 만났던 것. 농구 매니아였던 친구가 사고 후부터 농구를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본 소라 양은 그간 마음 속에만 품어왔던 바이오의학공학자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현재 외형에 맞춘 개발에만 집중돼 있는 의수를 한 단계 발전시켜 실제 팔처럼 기능할 수 있는
최첨단 의료 보조기를 개발, 농구를 좋아했던 친구와 같은 장애우들에게 새 삶을 주고 싶다는 게 소라 양의 생각이다.
아버지 김인성씨와 어머니 김수비씨 는 “무남독녀 외동딸인 소라가 자기보다 불우한 이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세운 게 대견스러울 뿐”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받침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 전교에서 늘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 정도로 수재였던 소라 양의 학업 성적은 100점 만점에 96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우수하다. 가장 우수 학생들만 수강할 수 있는 아리스타 클래스에 편성됐던 소라 양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으로 수학과 영어로 매번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특히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홀로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즐겨 읽고 있다.
소라양에겐 학업 능력 외에도 남다른 재주가 많다.
현재 박봉구 사물놀이팀에서 활동 중인 소라 양의 장고 연주는 같은 또래에서는 ‘최고’라는 정평이 나 있을 정도다. 물론 꽹과리는 물론 징, 북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는 소라 양은 “장고를 치고 있을 때면 저도 모르게 신바람이 난다”면서 “앞으로 스타이브센트고교에 진학해서도 학교 풍물패 클럽에 들어가 활동하며 특기로 살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얼린도 수준급으로 현재 퀸즈 YWCA의 리틀 보이스 오케스트라에 가입돼 있다. 특히 매년 특별 연례 기금마련 공연을 통해 검정고시(GED)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돕는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바이오의공학자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는 소라양은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반드시 존합킨스 영재프로그램 캠프에서 만났던 친구와 같은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