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가로 만나는’ 배우 데니스 호퍼

2010-07-1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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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카 현대미술관서 회화·조각작품 등 전시

▶ 지난 5월 타계한 배우 겸 감독

우리에게 영화배우로 더 잘 알려진 데니스 호퍼의 작품전 ‘더블 스탠더드’(Dennis Hopper Double Standard)가 다운타운 모카 현대미술관(Geffen Contemporary at MOCA)에서 11일 개막됐다.

오는 9월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는 지난 5월 향년 74세로 타계한 데니스 호퍼가 아티스트로서 근 60년 동안 창작한 사진, 회화, 조각, 인스톨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조명한 전시회로, 모카의 새 관장 제프리 다이치가 기획한 첫 쇼이며 호퍼의 친구이자 유명한 화가 겸 감독인 줄리안 슈나벨이 큐레이팅했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퍼는 영화에서나 사생활에서나 괴팍하고 반항적인 배드 보이 이미지를 보였던 아티스트로, 삶 자체가 순탄하지 않았던 한편 늘 진지하고 정열적인 아티스트로서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또 아트 컬렉터로도 유명해서 그와 가까이 지냈던 팝 아티스트들(앤디 워홀, 에드 루샤, 브루스 코너, 로버트 라우셴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그들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시회에는 1955년의 초기 회화로부터 60년대 시작한 사진, 조각, 아상블라주 작업, 80년대와 90년대의 회화들, 그리고 2000년 이후 만든 대형 빌보드 페인팅 및 최근의 조각작품들이 소개돼 있다. 그는 1961년 벨에어 화재로 스튜디오가 소실되면서 그때까지 그린 회화를 한 점 빼놓고 모두 잃었기 때문에 작품은 모두 그 이후의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입구에 버티고 선 대형 팝아트 조형물 ‘살사 맨’과 ‘모빌 맨’이 압도적이고, 이어 벽에 관한 설치작업들과 사진을 모사한 대형 회화들, 그리고 200여장의 흑백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60년대 미국의 모습을 기록한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그리고 할리웃의 사진들이 많아서 찬찬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장면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호퍼는 영화 ‘이지 라이더’ ‘라스트 무비’ ‘컬러스’를 감독했고 ‘이유 없는 반항’ ‘자이언트’ ‘쿨 핸드 루크’ ‘현대의 묵시록’ ‘블루 벨벳’ ‘스피드’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전시장 뒤쪽 방에서는 그의 영화 장면들도 계속 방영되고 있다.
입장료 10달러. 화·수요일 휴관.
MOCA Geffen 152 N. Central Ave. Little Tokyo, (213)626-6222
www.moca.org


<정숙희 기자>



데니스 호퍼의 대표작인 1961년작 ‘더블 스탠더드’.


‘앤디 워홀과 꽃’. 1963년 찍은 사진을 2006년 대형 유화로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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