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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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브롱스과학고 9학년 성정모 군

2010-07-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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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과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성정모(15·사진·미국명 스티브)군은 아직 장래 희망을 확정짓진 않았지만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타인을 돕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는 기본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올 가을 브롱스과학고 10학년 진급할 예정이고 뉴욕시 특목고 재학생답게 수학과 과학에도 탁월한 능력을 갖췄지만 무엇보다 미술에 재능이 많아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열린 스칼라스틱 학생 미술대회에서는 컴퓨터아트 부문에서, 2년 전에는 프린트메이킹 부문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잭 켄트 쿡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 2,500달러의 장학금도 받았다. 미술뿐만 아니라 연기실력도 탁월해 중학생 때부터 ‘Oliver’, ‘The Wiz’ ‘Pippin’ 등 학교 뮤지
컬과 드라마에 두루 출연했고 ‘Oliver’에서는 주인공에 발탁돼 활약하는 등 넘치는 예술적 재능을 지녔다. 자신의 가장 큰 재능 중 하나인 미술로는 소외된 어린이 돕기 봉사활동에 쏟아 붓기도 했다. 올해 4월 말레이시아 루마와와산 고아원 돕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우기아트와 더불어 고아원 기금을 마련하는 패션쇼에서 판매한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했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의 심리치
료 교재로 제작된 스토리북의 필진으로도 참여했다.

스토리북은 놀이치료사이자 아동상담가인 어머니가 줄거리를 직접 살펴 감사를 맡는 등 프로젝트에 선뜻 함께 동참해 무척 뜻 깊었다고. 그렇다고 미술활동에만 열정을 쏟은 것이 아니라 평소 아동과 노숙자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이슈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올해 8월부터는 직접 창안한 노숙자 프로젝트에 돌입할 예정이다.노숙자 프로젝트는 미네소타 주정부 홈리스 지원기관에 있는 지인을 통해 미리 그곳에서 운영하는 노숙자 예방활동을 둘러보며 관련자료 연구도 포함돼 있다. 미네소타의 노숙자 해결방안이 좋은 본보기로 판단되면 뉴욕시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이곳에서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아동과 노숙자 문제에 대한 관심은 말레이시아 가든 국제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복지혜택에서 소외된 원주민 빈민층들을 우연히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단다. 최근에는 영화 ‘프레셔스(Precious)’를 보고 노숙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기도 했다고.할렘의 한 빈민층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노숙자 발생 원인이 어린 시절의 생활환경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때문에 특히 노숙자 아동이 처한 환경을 살펴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미네소타 방문과 함께 이뤄낼 노숙자 프로젝트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풍부한 예술적 재능과 특목고 재학생다운 영특함과 더불어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타적 삶을 지향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성군은 성낙선·진혜련씨의 외아들이다. <정보라 기자>boraj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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