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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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 ‘방학은 괴로워’

2010-07-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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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케어.학원비 마련 걱정 태산

▶ 픽업하랴 점심챙기랴 직장눈치

뉴욕 일원의 각급학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가면서 맞벌이 한인가정의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니다.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 고민에, 그렇지 않은 고학년의 부모들은 학원을 보내야 하는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 둘을 둔 정(40·플러싱)모씨는 이번 주부터 직장 점심시간을 포기해야만 한다. 점심시간을 쪼개 오전 학원수업을 마친 남매를 픽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정씨 부부는 “하루 종일 학원에 맡길 형편이 못돼 어쩔 수 없이 반나절 동안만 학원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하고 “학원이 직장과 가까워 점심시간 때 아이들을 전업주부인 언니네 집에 데려다 줄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들은 오전에는 학원 등을 이용하고 오후에는 교회나 애프터 스쿨을 찾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더구나 예년과 달리 각 교육구나 시에서 제공해 오던 여름방학 프로그램이 예산부족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금전적 부담도 더욱 커진 상태다.


사설 데이케어 등에는 자녀 1인당 월 평균 600~800달러는 기본이고, 8주 코스의 여름방학 특강은 보통 평균 2,000달러를 훌쩍 넘고 있다. 5학년생 아들을 둔 황(39·베이사이드) 모씨는 “여름방학만 되면 매번 아이를 맡기고 학원에 보내는 게 부담이자 고민이 된다”며 “여유가 없는 가정의 경우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더더욱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학년 생을 둔 맞벌이 가정은 자녀들의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뉴욕아카데미의 한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 맡길 곳을 찾기 어렵고 학원은 부담이 커 아예 한국말도 배울 겸 한국의 부모나 친지 집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김노열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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