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부터 매년 축구팀의 MVP이었던 우리 아들. 현재 재학 중인 중학교 축구팀 주장으로 뛰고 있다. 지금부터 이 친구를 잘 키우면 대학을 전액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는 찬스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주류사회는 물론 많은 한인 부모들이 체육 특기생 장학금을 통해 자녀들의 대학 학비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수천·수만달러의 레슨비를 사용하면서까지 자녀가 체육 특기생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과연 일반 학생들이 체육 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높을까? 결론부터 논하자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풋볼 특기의 경우
전국 100만여명 중
2만명 내외 인정받아
전액 장학금은 드물고
혜택받는 종목 제한적
명문 입학은 더 힘들어
▲체육 특기생 수 자체가 매우 적다.
미국 3,000개가 넘는 대학에서 체육 특기생으로 장학금을 주는 총 학생 수는 13만8,000명 정도이다. 처음 이 숫자는 보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장학금 받는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먼저 미국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풋볼선수로 활동하는 학생의 수가 100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풋볼선수로 대학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1만9,500명에 지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여학생 중 60만3,000명이 육상선수로 활동하지만 육상으로 대학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4,500명에 지나지 않는다. 겨우 1%도 안 되는 학생들이 체육 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이다.
▲전액 장학금은 드물다.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장학금의 평균 액수는 1만400달러에 불과하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종목은 풋볼과 남자와 여자 농구 그리고 여자 배구에 불구하다. 이들 종목들을 제외하면 장학금 평균 액수는 8,700달러로 떨어진다.
▲장학금을 여러 명이 나눠 받는다.
전국 대학체육협회(NCAA)는 각 대학에서 수여할 수 있는 장학금 수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일정 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많은 운동선수들을 영입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장학금 수혜자 수가 정해지다 보니 각 대학의 코치들은 하나의 장학금을 잘라서 2~3명에게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학 축구팀은 모두 10개의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데 10명 이상의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장학금 일부를 자를 수 밖에 없다. 즉 축구선수로 대학에 입학해도 반으로 잘린 장학금만 받고 입학할 수도 있다.
▲철저하게 자신을 홍보해라.
고등학교 최고의 선수로 신문지상에 오른 학생이 아니라면 직접 대학으로 자녀를 데리고 가서 운동선수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 받아야 한다. 고등학교 코치들이 대학 코치들에게 학생의 정보를 전달했다고 믿으면 안 된다. 부모가 직접 대학 코치를 찾아가 학생을 홍보해야 한다. 요즘 같은 사이버 시대에는 유튜브 등 인터넷을 사용해 학생을 홍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장학금이 4년 동안 보장되는 않는다.
어렵게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을 했다. 그런데 첫해 성적이 매우 부진했다면 2학년부터 장학금이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해도 4년 동안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명문대 입학은 더욱 어렵다.
체육 특기생도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심하다. 이런 이유로 이름이 없는 작은 대학을 찾는 게 특기생으로 입학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즉 명문대를 꿈꾸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라면 체육 특기생보다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대학 입시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두현 기자>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면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야구 월드시리즈에 참가한 선수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