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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도둑질’ 칼같이 잡아낸다

2010-06-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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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 에세이 표절 검색 소프트웨어 채택

대학 지원서 작성에 표절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에세이. 뭔가 뾰족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급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 여기저기서 글을 따오기도 한다. 하지만 표절은 치명적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발견되면 아예 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만큼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표절에 도가 트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도 모자라 대학 지원서 에세이의 표절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 각 대학에서는 표절을 보다 완벽히 잡아내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구글 등 서치엔진을 통해 대학 입학원서 에세이를 다운로드 하거나 구입한 다음 이를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꾸며 대학에 보내는 경우가 잦아지자 대학 측에서 대응책으로 표절을 잡아내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입학원서 에세이 표절이 얼마나 심각하며 새로운 소프트웨어 사용이 얼마나 일반화 될 것인지를 알아본다.


인터넷서 다운·구입해 제출 크게 늘어
10여개 대학-대학원·공동지원서 주관사
검색 프로그램 ‘터니틴’ 적극 활용 밝혀



▲실태

펜스테이트 대학의 입학 사정관은 최근 경영대학원의 지원서를 사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에세이 내용들이 매우 비슷한 점에 의아심을 품고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에세이가 구글 검색을 통해 나온 에세이에서 표절한 것을 알아냈다.

일부 지원서의 에세이는 구글의 에세이 내용을 교묘하게 바꿔 자신이 쓴 것처럼 만들었으며 어떤 에세이는 구글 에세이를 그냥 카피해 자신의 에세이인 것처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에세이는 너무 조잡하게 표절을 한 나머지 컴퓨터를 통해 에세이를 복사해 오면서 에세이 글씨의 폰트 사이즈가 중간에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표절 검색 소프트웨어란?

표절문제가 발생하면서 펜스테이트를 비롯한 일부 대학들은 표절을 잡아내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터니틴’(Turnitin)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접수되는 모든 원서의 에세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시킨 후 검색엔진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다른 에세이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터니틴에 따르면 현재 10여개의 대학 및 대학원에서 해당 소프트웨어 구매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의대 및 경영대학에서 많은 문의가 왔다고 전했다.
터니틴 측은 또한 공동 지원서(Common Application) 측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사용에 반대 의견도 있다.


일부 대학 사정 관계자들은 과연 에세이 사정을 하면서 표절 검색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일단 표절에 대한 감시는 대학 자체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터니틴 등 외부 기업에서 사정을 도와줄 경우 학생들을 사정할 때 외부 요소가 더욱 많이 작용하게 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표절이 발견될 경우, 해당 학생이 정말로 표절을 했는지 단지 비슷한 내용의 에세이를 작성했는데 억울하게 표절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표절 판정을 받은 학생이 어필을 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이 어필이 진행될 것이며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과연 명확한 판단을 대학 측이 내릴 수 있는지도 의문점이라고 소프트웨어 사용 반대자들은 밝히고 있다.


<백두현 기자>


표절은 미국에서 매우 심각한 윤리문제로 다뤄지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에세이 표절을 잡아내는 터니틴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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