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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 (34)설득력

2010-06-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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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성공 이야기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로라하는 유명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불황기지만 오히려 스티브 잡스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신제품을 연달아 내 놓으며 경기 회복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기업가로서도 성공했지만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연설가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스티브 잡스를 성공적인 리더로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확고한 정체성이고, 둘째는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설득력이다. 그의 확고한 정체성은 출생의 아픔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를 낳은 어머니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양육을 포기하고 떠났고 그는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자신의 출생 배경을 모른 채 양부모 밑에서 성장하던 그는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여러 차례 심한 정체성의 위기를 겪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늘 사람의 눈을 피해 그늘진 구석을 찾는 외톨
이었고 날카로운 성품을 가진 문제아였다. 그가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꿈”을 가진 후 부터였다. 그 꿈은 신선하고 향기로운 애플처럼 세상에 감동을 주는 창의적인 기업가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그 때가 20살이다.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 하고난 다음에 그가 터득한 지혜는 “설득의 힘”이다. 그가 작은 차고에서 친구 위즈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회사이름을 무엇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부딪쳤다. 스티브는 “애플”이라는 이름을 정해놓았는데 친구가 선듯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틀 날 아침까지 쉬지 않고 설득하여 동의를 받아 낸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 작은 경험은 그에게 설득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래서 지금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대중 앞에 서서 직접 소비자를 설득한다. 스티브 잡스가 이룬 설득 중에 가장 위대한 성취는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팔기위해 콧대 높은 음악가들과 음반회사들을 설득하여 인터넷으로 음악을 판매할 수 있게 한 일이다. 이 설득으로 음악계과 컴퓨터 산업의 지각을 바꾸어 놓았다.


아이팟은 2008년도까지 1억 개가 팔리는 기적을 이뤘다. 설득의 힘은 리더에겐 생명이다. 설득의 힘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인 측면, 두 가지를 갖는다.
부정적인 설득을 보자. 몇 년 전에 모 TV 방송국에서 미국에서 수입되는 소고기가 광우병 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때 방송국은 설득력이 강한 시각적인 자료를 사용하였다. 그러자 이 프로그램에 설득당한 시민 수십만 명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 시위로 밤을 새운 일이 있었다. 지금은 그때의 프로그램의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믿을 수밖에 없는 사실로 시민들을 꼼짝없이 설득시켰었다.

긍정적인 설득은 낙심하고 좌절한 무리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다시 일어나도록 설득시키는 것을 말한다. 느헤미야가 좋은 예다. 이스라엘 백성이 70년 동안의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성은 무너지고 공동체는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고 있었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마음 아파하던 느헤미야가 바사의 좋은 관직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절망에 빠진 동족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보니 그 참상은 말로다 표현 할 수 없었다. 성벽만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었다. 백성들의 꿈과 소망도 다 무너져 내려 있었다.

느헤미야는 무너진 성벽 바닥에 앉아 서로 책임전가하며 싸우는 백성들을 설득하기 위해 하나님의 언약을 가지고 접근했다. 오랜 고통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백성들은 느헤미야가 제시한 하나님의 긍휼의 메시지를 듣고 다시 희망을 얻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믿음을 되찾았다. 느헤미야에게 설득 당한 것이다. 그들의 마음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서로 미워하며 불신하던 공동체가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었다. 느헤미야의 꿈이 그들의 꿈이 되었고, 느헤미야의 확신이 곧 그들의 확신이 되었다. 꿈을 이루는 기적이 뒤 따랐다. 불과 52일 만에 이룬 일이다.

설득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았다. 먼저 느헤미야의 자기 포기와 희생이 있었다. 그 다음에 백성 섬기기를 즐거워하는 낙타 무릎과 부르튼 손과 발이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의 일부 리더들이 소통과 설득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이 느헤미야의 능력 있는 설득력의 비밀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설득이 말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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