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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21세기는 디자인 혁명의 시대

2010-06-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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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우기 아트 원장>

세계 제일의 전자 제품 매체 브랜드 소니 회사를 뒤엎어 버린 삼성회장 이건희씨가 매년 발표하는 키워드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격언처럼 기록된다. 그는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라고 신경영 선언을 했다. 2005년에는 ‘한눈에 알 수 있는 삼성 디자인을 만들라’ 고 디자인 신경영론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 2006년에는 창조 경영론의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과거에는 물건만 잘 만들면 1등이 됐지만 21세기는 디자인, 연구개발, 마케팅이 복합적으로 어울려져야 한다’는 독창성을 중요시 했다. 그는 21세기는 디자인 혁명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천재 스티브 잡스도 역시 21세기는 최고의 디자인을 필연적으로 한 시대라고 했다. 그는 몸체와 스크린을 하나로 만들어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도한 멕켄 토시의 창시자이자 4명중 3명은 갖고 있다는 뮤직 아이 포드, 아이 폰 등 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에도 기존 관념의 틀을 깨뜨린 이시대의 혁명가이다. 그는 장장 70년 역사의 에니메이션의 강자인 디즈니 만화 영화사를 뒤엎고 세계 최초로 완전 컴퓨터의 기술로만 만든 장편 만화영화인 ‘토이 스토리’로 만화계의 혁명을 선도하였다. 후에 나온 ‘니모를 찾아서’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의 수입을 올렸으며 2003년 아카데미상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수상하여 만화영화로도 할리우드의 거물이 되었다.


최초로 어깨끈이 달린 핸드백을 만들어 여성들의 손에 자유를 주었고 신발의 뒷꿈치를 오픈시키고 끈을 달아 발의 편안함을 주었으며 당시 여성의 가식적인 헤어스타일을 과감히 짧게 잘라 짧은 단발머리로 생활의 활동성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범하게도 상복의 검은색을 대유행시킨 세계 패션의 흐름을 주도한 신화적인 인물 샤넬 또한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는 패션디자이너이다. 무거운 티타늄 덩어리를 종이처럼 자유롭게 구겨 만든 듯한 빌바오에 위치한 프랭크 게리의 작품 구겐하임 뮤지엄은 건축물이라기엔 하나의 거대한 조각품처럼 보인다. 더 중요한 또 다른 의미는 그 위대한 건축물로 인하여 폐광촌의 무명 도시였던 빌바오 도시로 그의 걸작 구겐하임 뮤지엄을 보기위하여 전세계인이 모여들어 관광도시로 거듭나면서 가난하였던 시민들에게 부와 행복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았을 때 우리의 생활 속에 미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예들이다.

미술이란 단지 사회의 권력이나 부를 가진 후원자들을 배경으로 갤러리나 옥션등지에서 작품을 사고 파는 역할이 아닌 더 폭넓은 영역이 많이 있다. 미술에는 200개도 넘는 여러 전공들이 있는데 앞으로 시대가 발전되고 변화함에 따라 더 많은 전공들이 나누어지리라고 본다. 즉 미술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18세기말 산업혁명으로 인해 수공업에서 공장으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상품의 디자인이 중요해짐에 따라 산업계에서도 미술을 요구하기 시작하였
다. 산업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 할수록 본격적으로 미술을 산업에 실질적인 활용으로 사용되기 시작되자 바우하우스 등 많은 미술전문 학교들이 대도시마다 들어서면서 미술은 점점 세분화되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미술이라면 배고픈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이유는 한국의 미술 문화와 유럽의 미술의 차이점에서 오는 이유인 것이다. 일찌기 유럽에서는 예술가를 많이 우대해주었다.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프로렌스를 가보면 더욱 몸으로 느낄 것이다. 메디치의 가문은 미켈란젤로, 라파엘, 보티첼리 등의 작가들을 많이 후원하고 지지하면서 문화의 도시로도 발전시켜 나갔다. 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거장들의 작품을 보러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만약 그 거대한 문화적인 유산이 없었다면 그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반면 같은 시대 우리나라에서는 화가란 천민들의 직업이었거나 양반들의 취미생활 정도였던 것이다. 민화가 발달이 되고 성행이 되었지만 신분자체를 천민계급으로 분류를 하였기에 미술은 우대받는 직업이 아니었다. 더우기 6.25 전쟁 등을 겪으면서 가난에 굶주렸던 우리나라 어른들은 미술을 사치스러운 직업으로 여기었다. 열심히 공부만 해서 먹고사는데 어느 정도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대나 의대, 법대를 원했던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미술하면 삶을 너무 처절하게 살다간 고호를 대표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부유한 작가 구스타브 카유보트나 모네는 잘 기억을 하지 않는다. 만약에 모네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정원을 가본다면 배고픈 작가가 아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인상파의 색에 많은 영향을 준 일본그림의 수집가였고 중요한 모임을 위하여 파리에 나가서 양복을 맞추어 입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작가였다. 반면 고호는 친구도 잘 사귈 줄 모르는 외골수적인 성격이었고 자신을 잘 알리고 프로모션 하는 프로의 비즈니스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각 대학들이 제대로 된 하나의 멋있는 작가나 디자이너를 키우기 위하여 그림만 잘 그리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디자인 마케팅수업, 미술과 관련된 법률법, 세계역사 등 여러가지 교양과목들을 듣도록 장려하고 있다.

스티브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 (Think Different)’라는 표어로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를 깨고 탁월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제 멀티미디어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우리는 똑똑하고 진짜 실력을 갖춘 건축가, 디자이너, 작가, 큐레이터들이 우리의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윤택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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