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김창만 칼럼/ 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33)상처

2010-06-05 (토)
크게 작게
사람치고 아픈 상처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상처에 대하여 지나친 방어의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상처를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방어에 급급한 사람은 큰 인물로 성장하지 못한다.

진주를 보라. 조개의 연한 살을 찌르는 상처가 나중에 영롱한 진주가 된다. 다이아몬드는 또 어떤가. 탄소가 고밀도의 압박을 견디고 나면 다이아몬드로 변화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마음을 찌르는 아픈 상처가 나중에 큰 축복이 된다. 리더로 성장하는 길도 마찬가지다. 조개처럼 스스로 상처를 긍정적으로 치유할 줄 알아야 큰 리더가 된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로 유명한 빅톨 프랭클(Viktor Frankl)은 아우슈비츠에 잡혀갔을 때 인간 이하의 모욕을 당하고 집필 중이던 원고까지 압수당했다. 이 일로 프랭클은 마음과 인격
에 큰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 살고 싶은 희망과 의욕을 상실했다. 그날 밤에 자살하려는 마음까지 먹었다. 바로 그때였다.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서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라. 인생을 두 번째로 사는 것처럼 지금 살아라.”는 기도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그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지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아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의미 있는 행동을 선택하기 위하여 원고를 다시 쓰기로 했다. 나중에 출옥한 후 책을 쓰는데 도움이 되도록 작은 종이 조각을 모아 미친 듯이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원고를 다시 쓰는 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되었고, 그 희망 때문에 그는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다. 몸 안에 모래가 들어오지 않는 조개가 없듯이, 상처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 상처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가 하나도 없는 진공관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은 아픈 상처가 나를 엄습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피하지 않고, 그것과 긍정적으로 맞서서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내는 믿음의 삶인 것이다.

하나님의 손에 상처를 입은 얍복강 기슭의 야곱을 보라. 야곱은 축복을 얻으려고 인간적인 꾀와 수단방법을 다 동원하며 살았다. 장자권의 축복도 형 에서를 감쪽같이 속여서 얻었고,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도 그는 치열한 이기주의자로 살면서 라반을 이겼다. 그러나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그의 내면은 기쁨과 행복보다는 허무와 무의미로 가득 찼다. 왜 그런가. 상처를 통해서 성장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쉬운 방법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야곱은 상처가 인생의 스승이라는 것을 몰랐다. 상처가 변하여 진주가 되고, 상처에
서 흐른 수액이 자신을 감싸는 보호자가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이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해 상처를 안겨 주었다. 환도 뼈를 쳐서 다리를 절게 한 것이다.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해 잠시 아프게 한 것이다. 하나님에게 상처를 입은 야곱은 아픈 상처를 감싸기 위해 수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게 기도다. 상처를 감싸는 야곱의 기도는 간절하고 애절하여 밤이 새도록 얍복강 기슭을 메아리 쳤다.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하지 아니하겠나이다.”(창세기 32:26). 하나님은 야곱의 기도를 들으시고 최고의 축복을 허락하셨다.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라.”(창세기 32:28). 야곱이라는 개인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되는 영광스런 축복을 누리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를 피하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 역설적이지만 빛나는 영광은 상처를 통해서 온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