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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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나는 내 조상이 원망스럽다!

2010-05-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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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은주 뉴욕한인교사회 회장

나는 한국의 얼이 담긴 내 조상이 원망스럽다. 침략만 받아왔다는 게 자랑인가? 강자에게 꼼짝도 못 하는 게 자랑인가? 이민 역사 100년이 넘었어도 자부심, 정체성, 긍지심 등등이 없다는 게 자랑인가? 한국어를 공립학교 정규과목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활동을 우리 한인 교사회에서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오해도 받고, 오해도 하고, 말/글 다툼도 하고… 가끔은 나도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때도 많다. 이 일을 하는 시간에 나는 내 가족과 오붓하게 TV 보면서 김치 부침개를 만들어 먹으면서 내 가족과 내 안위를 위해 보낼 수 있는데, 왜 굳이 내가 뉴욕 한인 교사회를 대표해 이 사업에 참여해 하는지도 의문스러울 때도 많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 하나도 금전적인 이익도 없이 “한국어 전도사” 역할을 하는 내 자신도 이 뜻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겠다. 오직 나의 신만 알고 계시는 답이다.
여러 학부형, 교사, 그리고 일반인들과 대화할 시간도 많아지고 행사에도 많이 참여 하게 된다.

최근에 어느 학부형이랑 이야기 하다가 새삼스럽게 또 거론된 이야기가 있다. 왜 한인 부모들은 예쁘게 한복을 차려 입고 학교 교사, 교장, 교직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선물을 주고 한복을 해 입힐까? 이 방법이 자신의 문화, 역사, 언어를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우리 애들 잘 봐 주쎄용” 하면서 아부 하는 것 일까? 아니면 그냥 다른 학교도 그렇게 하니까 덩달아서 하는 것 일까? 아니면 이 학교 관계자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소수 민족의 “의무와 책임”을 느끼는 것 일까? 또 단체 내에서 한 뜻을 가지고 함께 모여서 협동하고 팀웍 (team-work)을 꾸려 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 동해 표기 및 “독도는 우리땅” 캠페인도 (campaign) 모든 한인 동포, 시민, 한국 시민이면 내 일이다 생각하고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어느 특정 집단이나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관만 빛나게 하는 일이 아니다. 모두 함께 해야 할 일이다.


일본에서는 정치적으로 장, 단기 계획을 세워 가면서 일을 요령 있게 잘 한다. 일본 나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금전적 투자도 정부에서 충분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인이 아닌 타 민족 사람들과 협의 하면서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나누어 하면서 커다란 목적을 달성을 하기 위해 서슴치 않고 도전해 나간다. 여기서 우리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배워야 할 점이다. 비평만 하지 말고 적대의식에서 나와서 건설적으로 일본인들에게 배워 가면서 우리는 한 민족, 한 얼, 한 언어, 한 조상을 가진 사람들로서 건설적으로 또한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한인 사회에선 이렇게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 영사관에서 하는 일 따로, 한인회에서 하는 일 따로, 교사회에서 하는 일 따로, 학부모 협의회에서 하는 일 따로, 직능단체나 인권 단체 등등이 하는 일이 제각기 다르므로 협심하여 한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질 못한다. 다시 말해서 결속력이 없다. 왜 그럴까?

어느 인류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 민족성을 이렇게 발표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정서적으로 자신들의 경계를 절대 벗어나지 않으며 도시나 국가 단위로 나아가지 못한다.”어쩌면 이 발언이 맞는 것 같다. 늘 “끼리 끼리” “당파 싸움” ”아무개 딸, 아들, 가족 (소속감을 강요하는 것)” “양반행세” “나이 많다고 폼 잡는 행세” “가방끈이 길다고 선비 행세” “갑부라고 명품 자랑 행세” “명문대 입학했다고 아이비리그 행세” “북한과 남한을
분리하는 행세” 등등. 한 언어, 한 얼, 한 민족인데도 남의 세력으로 인해 분단 속에 사는 게 무슨 자랑인가? 사회적, 정치적, 개인적 분단이 우리 한인 사회를 “분단 사회” 로 만든다. 이러기에 “한” 이 많은 나라로 지탱하고 있는가? 이러기에 서로간의 소외감에 적대의식 속에서 살고 있다. 한 100년 후엔 우리 후손이 “나는 내 조상이 원망스러워요….할까 아니면..내 조상이 자랑스러워요….” 할까? 욕심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나는 “내 조상이 참으로 자랑스러워요!!!” 하고 외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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