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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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성공적인 프리메디칼 생활

2010-05-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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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빈 박사

의사가 되는 길은 연속적인 도전의 극복이라는 사실은 언제나 변함없다. 또한, 그만큼 존경을 받고 숭상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입학을 해도 경쟁은 여전히 심하다. 일반학과에 들어가서, 대학 일학년때부터 의과대학에서 요구하는 필수과목을 이수한 후, MCAT이란 입학시험을 거쳐서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프리메디칼 학생이라고 부른다. 미국 130여개의 의과대학은 대부분 이와같은 프리메디칼 학생들을 선발하지만, 25개 정도는 한국에서의 의과대학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에 입학하는 BA/MD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계학적으로 프리메디칼 학생들은 50%정도가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반면에 BA/MD 프로그램의 학생들은 90%이상의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의과대학에 입학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첫째로, BA/MD프로그램학생들은 대학 첫 학기부터, 의사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분위기를 통하여, 집중적으로 자신들의 길로 매진할 수 있다. 단지 분위기뿐만 아니라, 학과선택이나 과외활동도 이미 짜여진 길로 달려가기만 하면 되는 마라톤 선수들과 같다. 이들에게는 팀 없이 잘된 메디칼 카운셀링과 조직적인 지원과 풍부한 자원을 배경으로 혼란 없이 의사의 길을 예비한다.
반면에, 많은 프리메디칼 학생들은 첫 학기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지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방황할 사치조차 없는 프리메디칼 학생들에게 가장 시급한 도움은 올바른 학과선택과 학습방법, 공부에 관한 전략과 생존법등 기차처럼 달려야하는 정신적 자세를 가다듬어 두어야 한다. 만일, 어떤 학생이 프리메디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면, 그 정의는 무엇일까? 생물학을 공부하거나, 화학을 공부하거나, 심지어, 엔지니어링이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도 프리메디칼 학생이라고 한다. 프리메디칼 학생이란 각 대학에 설립되어 있는 프리메디칼 위원회의 멤버로 등록하여 활동할 때에만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만일, 독자의 자녀가 9월부터 프리메디칼 학생이 된다면, 금년 가을 일학기에 수강해야할 과목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프리메디칼 위원회에 가서, 해당 위원들과 상담하고, 모든 과목과 코스를 정해야 한다. 어느 대학이나 졸업후 입사율이 높아야 되듯이, 프리메디칼 학생들의 의대입학 성공률도 높아야 학교가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학교마다 프리메디칼 위원회와 커리어 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중요한 위치를 확보해 가고 있다. 프리 메디칼 위원들은 의사가 되고자 본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위해서 최고의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도와준다.어떤 한국학생들은 프리메디칼 위원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본인이 모은 정보를 총동원하여, 대학 일학년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기도 한다. 또,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수강과목을 정하고, 과외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대학 4년을 프리메디칼 학생으로 자부하면서도 결국에는 MCAT조차 보지 못하는 학생들을 너무나 많이 본다. 그러므로, 전문가들과의 상담은 지나치게 강조할 수 없다. 더우기, 학교를 통한 서비스는 무료이기도 하다.

둘째로, 첫 일학년부터 수강과목을 잘 선택해야 한다. 프리메디칼 학생들은 본인들의 학과공부에도 GPA 3.8 정도를 지켜나가야 하고, 의과대학 입학의 필수과목들도 좋은 학점을 기록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반학생들과는 다르게, 수강과목을 선택하기 전에, 선배들과 교수 등 어떤 방법으로든지 높은 GPA를 유지할 수 있는 지혜의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같은 과학과목이라도 어떤 교수가 좋은 점수를 주는지, 또, 어떤 교수는 어떤 형식의 시험을 내거나 리포트를 써야 하는지 등 세심하면서도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책 읽는 방법, 시간사용법, 노트요약 형식 등 다시 한 번 점검하면서 가을을 준비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서, 숙제를 잘 해 낸다고 해서, 최고의 점수로 최고의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도 배워야하고, 에티켓과 매너도 좋아야 한다. 이러한 수련의 길이 곧 훌륭한 의사가 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째로, 일학년부터 과외활동은 무엇을 할 것인지, 봉사활동은 어떤 곳에서 할 수 있는지를 찾아서, 활동을 시작한다. 이러한 과외활동들은 많은 곳에서 하는 것보다 소수의 장소에서 봉사를 했더라도, 자신의 해당 활동을 통해서, 그 기관에 중요한 기여와 변화를 가져왔다는 증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바쁜 일학년 생활이라도, 주말에는 봉사활동을 찾아서 머리를 식
혀본다는 생각으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시간을 갖는다. 어쨌든 의사의 길은 한가할 시간이 없다. 네째로, 리서치의 기회를 조속히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대부분 대학교수들은 연구실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본인들의 연구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프리메디칼 학생들은 리서치의 기회를 갖기 위해서 부단히 준비하고, 때가 되면, 적극적으로 기
회를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부지런히 자신이 듣고 있는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학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찾아 공부해 둔다. 전공 강의를 들으면서, 그 교수에 관한 논문을 질문하면서 토론하면서, 관심을 보인다면, 당연히, 연구의 기회는 자신에게 오게 된다.

다섯째로, 인사를 잘 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교수나 직원들과 눈이 마주치면, 언제나 따스하고 반기는 마음으로 인사한다. 더 나아가, 교수들과 이메일을 통하여 인사하고, 과제에 관한 질문, 자습에서 얻은 사실을 토론하면서, 자신을 알리려고 언제나 진지해야 한다. 얼마전, 필자에게 상담의 도움을 받으려는 학생이, “Hey, Mr. Lee”하면서, 이메일을 시작했다. 이러한 무뢰함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의학박사든지, 이학박사든지, 반드시, “Dr.”라는 경칭을 사용해 부른다. 아주 사소한 포인트인 것 같지만 어쩌면, 자신의 길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어휘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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