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제30대 LA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들의 처사에 대해 LA 한인의 한사람이자 전직 회장으로서 유감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 한인사회에 상식이 통하고 서로 도와주며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는 일이 기성세대들의 책무라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과연 이처럼 부조리가 횡행하는 사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가 라는 자문에 마음이 아프다.
한 복음 성가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오늘 나는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내가 먼저 용서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섬기지 못하고, 내가 먼저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웃음주지 못하고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네. 내가 먼저 높여주지 못하고 이렇게 고집부리고 있네.”
근래 ‘소망 소사이어티’라는 단체를 보면서 아름다운 삶, 아르다운 마무리를 위해 정말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 생명을 얻을 누군가를 위해 장기 기증에 서명하고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우물파기 행사 등 참으로 장한 일들을 많이 벌이고 있다.
사람은 양심을 가지고 있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의 양심을 속일 수는 없다. 좋은 일은 못할망정 자신을 속이는 일까지 해가면서 한인사회에 분열과 부끄러운 역사를 남겨도 되는 것인지 선관위원들에게 묻고 싶다. 한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모두가 이번 선관위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하고 있다. 스칼렛 엄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접할 때 그와의 인간관계는 잠시 뒤로 묻어두고 한인사회의 중론을 전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엄 회장은 한인들의 여론을 양찰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엄 회장은 악법도 법이라고 했는데 과거 한국의 4.19와 5.18, 6.16 혁명이 왜 일어났는지를 기억하는지 묻고 싶다. 이승만 초대대통령은 국민이 원한다면 하야하겠다며 경무대를 떠나 더 큰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
자신의 욕심을 앞세우기 보다는 양보하고 희생하는 정신이 있을 때 민주국가인 이 땅에 살 자격이 있다. 이번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요즘 교수는 많지만 스승은 없고 학생은 많지만 제자는 없다고들 말한다. 또 목사는 많지만 목자는 없고 교인을 있어도 성도는 없다고도 한다. 한인사회에서도 한인들은 많지만 진정한 지도자와 바른 말 하는 한인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반성하면서 중지를 모아 이번 파행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상식이 통하는 한인사회가 가능해 지고 구성원들이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민휘 / 미주동포후원재단 명예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