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가 영업을 정지하면서 주주가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경우를 본다. 주식회사의 이사(directors)라는 직위는 권한과 영예도 있지만 또한 책임과 의무도 따른다.

이사의 경영책임이란 수탁자(fiduciary)의 책임으로 정당한 주의(due care), 회사에 대한 충성(loyalty) 그리고 회사에 관계된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주주는 회사경영을 직접 하기보다는 이사를 선임하여 회사운영의 중요 결정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러한 맡김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정당한 주의의 책임이란 회사 운영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인데 이는 선의여야 하며 보통 다른 회사의 이사가 기울이는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회사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은행의 이사가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융자를 해주도록 압력을 행사한다면 이는 위의 정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된다. 만약 이사가 정당한 주의를 기울여 비즈니스 결정을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는 이사의 책임이 아니다. 이사의 책임을 묻고자 하면 고발 당사자가 이사의 태만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사는 본인의 판단이 아닌 정당한 임원의 보고, 전문가의 충고, 위원회의 충고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책임을 면하게 된다.

이사는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회사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되며(duty of loyalty) 본인과 회사 간 이해상충이 되는 경우 특별한 룰에 따라야 한다.

즉 모든 거래사실이 공개되고 주주 총회 또는 이사회에서 대다수가 이해상충 거래에 찬동한 경우 또는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여 회사에게 공정한 경우이어야 한다. 이사회 투표 때 이해상충 이사는 투표권을 상실한다. 그러므로 정족수 계산 때도 이해상충 이사를 빼어야 한다. 이해상충 거래가 공정한가를 보는 데는 정당한 대가의 지급, 회사가 꼭 필요한 거래인가, 회사의 재정형편이 거래에 지장이 없는지 등을 보게 된다. 이사회에서 과반수로 이해상충 거래가 승인되었어도 소송자가 회사 재산을 낭비하였음을 증명하면 거래를 무효화 할 수 있다.

이사는 회사의 비즈니스 기회를 가로채서는 안 된다(Corporate Opportunity Doc-trine). 즉 회사가 건물을 지으려고 대지를 찾고 있는데 좋은 위치를 발견한 이사가 직접 사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대지에 대하여 회사가 관심이나 기대가 있었어야 한다. 또한 가로챈 비즈니스가 현재 비즈니스와 같은 또는 비슷한 종류이어야 한다. 전혀 다른 비즈니스 업종이면 비즈니스를 가로챘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예외가 없고 진실로 이해상충이 되는 비즈니스 기회를 이사가 가로챘다면 이사가 취한 이익은 회사로 돌리게 하거나 비즈니스 기회 그 자체를 회사 소유로 돌리게 할 수 있다. 또한 이사는 경쟁이 되는 같은 업종을 개인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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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한 /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