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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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NJ에지몬트고교 12학년 양희원 양

2010-04-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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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콜라스틱 어워드 믹스드 미디오부문 3개상 휩쓸어

매년 이맘때가 되면 뉴욕, 뉴저지 지역의 각 예술 전문 아카데미들이 앞 다투어 발표하는 시상 내역이 있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스콜라스틱 어워드’ 결과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베스트셀러와 미국 교과서를 출판하는 스콜라스틱사는 1923년 이상을 제정했고 현재 파슨즈, 카네기 멜론 등 60개 이상의 미술대학이 후원하고 있다. 상을 받은 학생들을 많이 배출한 아카데미들도 자랑스러워하지만 장학금 지급 및 대학교 진학 시에도 대학에서 중요한 참고를 할 만큼 권위 있는 상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역시 가장 기쁠 것이다.

뉴저지 에지몬트 하이스쿨 12학년이며 우기아트 원생인 양희원양은 올해 스콜라스틱 어워드에서 믹스드 미디어부문에 골드키 수상, 내셔날 수상, 어메리칸 비젼 수상을 동시에 하는 영예를 누렸다. 전국의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15만 명 이상이 참석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3개의 수상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희원양의 재능과 성적은 이미 유수의 미대에서 장학금을 제공하며 입학을 제의한 것으로도 잘 나타난다. 현재 파슨스 디자인 스쿨이 4년간 9만 2,000달러의 장학금을 약소한 데 이어 프랫대학은 4년간 3만 9,250달러의 장학금을, 스쿨오브비쥬얼아트는 4년간 2만 6,000달러를 제시했다. 전 세계의 영재들이 몰리는 뉴욕의 대표적인 교육 기관들이 모두 희원양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명문 RISD에도 입학 허가를 받은 상태다.


2005년 8월에 미국에 온 희원양은 처음 왔을 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언어가 제일 힘들었고 한국에서와 다른 공부 방법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 잘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미술)을 찾은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 미술은 초등학교 6학년때 1년 정도 예술중학을 준비하며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일반 중학교에 입학하며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고 한다. 희원양은 “미국에 와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던 것 같다”며 “만약에 한국에 있었다면 대학 입학 생각만으로 바빠서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언가를 만들고 창조하는 일의 매혹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라는 뜻이다. 특히 기교 보다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 방법이 너무 맘에 들었다.

“ 이곳에서 제가 미술은 자유롭고 한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요. 테크닉보다 작가의 철학, 사상, 이념들을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작품 ‘1992. 1.2~’은 이런 교육 방법을 통해 얻은 창의력이 마음껏 발휘된
것으로 자신의 발을 철사로 만들어 그 위에 지하철 지도를 붙임으로서 자기 인생의 성장과정을 과거, 현재와 미래로 두 발에 나눠 표현했다. 미술외에도 음악,독서, 영화, 패션 등 뭐든지 새롭고 ‘영감을 주는(inspirational)’주는 모든 것을 다 좋아하는 다방면의 관심사도 작품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희원양은 뉴욕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이 맨하탄과 최 욱 원장이라고 말한다.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키워준 주체들이기 때문이다. “ 학원 생활도 즐거웠지만 특히 맨하탄에서 배우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사제지간의 정은 돈독했다. 최 원장은 “ 상을 많이 받아서가 아니라 희원이가 워낙 착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자랑스럽다”며 “ 미국에 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내준 숙제는 항상 열심히 하고 이메일로 저와 작품에 대해 리뷰를 주고받는 등 성실한 덕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기뻐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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