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로서 에너지 더 쏟아 팔순에도 소설집 낼 예정”
“고 송상옥 선생님께서 무척 사랑해주신 책이었습니다. 내용에 세세하게 관심을 보이시며 적극 추천해 주셨고 직접 소설평을 써주셨지요. 책이 나온 것을 보지 못하고 가셔서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미주소설가협회 전상미(사진) 회장이 두 번째 소설집 ‘붉은 바다’를 펴냈다. 한국소설가협회 출간.
장편소설 ‘백번째의 장미나무’와 2004년 첫 소설집 ‘두 여자 이야기’에 이어 나온 이 책에는 ‘무지개’ ‘이제야 알겠다’ ‘별빛은 왜 이리 눈치가 없는지’ 등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소설 세편을 썼습니다. 미주문학상을 수상한 후에는 글 쓰는 일에 더 책임감이 느껴지더군요. 미주 문단에서 권위 있는 상이라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상미씨는 한동안 소설가로서보다 사업가로서 더 바쁘게 살았었다. 남편이 타계한 후 맡게된 골프장갑회사(HJ Glove of America)를 운영하느라 미국과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공장을 오가는 분주한 여성사업가였다. 그러나 3년 전 회사를 자녀들에게 넘기고 은퇴한 후 다시 작품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더 많이 쓰고 소설가협회의 소설집 발간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예정.
“나의 책을 읽은 사람들로부터 내용과 필체가 젊다고, 작가가 젊은 줄 알았다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잘 쓴다 못 쓴다는 말보다 더 듣기 좋네요”
젊다는 말만 해도 웃음이 저절로 배어나오는 그는 “육순에 첫 장편소설을 냈고 칠순에 소설집을 낸 것처럼 팔순에 또 소설집을 낼 계획”이라며 “언제나 꿈을 가지고 산다”고 젊음의 비결을 밝혔다.
전 회장은 지난 17일 용수산에서 ‘붉은 바다’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누가 그를 70 노인으로 볼까마는 칠순 축하연을 겸해 세 딸과 사위들이 마련해준 잔치로, 130여명의 친지 문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그런데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으레 있어야 할 소설평 순서가 빠져 있었다. 전씨는 “송상옥 선생님께서 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 순서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기 싫어서 아예 없앴다”고 말했다. 고인에 대한 그 존경심을 그는 고인이 유난히 애정을 쏟았던 소설가협회를 더 키우고 더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