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송희(융자 에이전트)

2010-04-1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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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오래 전부터 육체의 건강도 영혼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 같아 산행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히 기회나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토요일 시간이 허락하는 날 등산을 다니려고 산악회에 가입했다.

2주전에 첫 번째 산행을 다녀왔고,지난주에는Big basin Redwood State Park을 산행했다. 첫번째 산행은 가벼운 5마일 정도의 거리에 3시간 정도 걸렸고, 두번째 산행은 다소 무리가 있는 12마일이었고 ,6시간 걸린 것 같다.

푸르른 나무 사이로 잠깐씩 비추는 햇살은 일상에서 보는 햇살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CA햇살은 일상에서는 조심스럽게 마주 치지만, 그늘진 숲속에서의 햇살은 반갑고, 지친 기운을 돋우어 주는 것 같았다.

약간의 고도가 있는 산을 한참 올라가고 있는데 큰 레드우드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레드우드 나무의 특징은 뿌리가 짧게 2-3 m 땅밑으로 뻗어있고, 옆으로
25 m 정도 번져있어, 비바람이 칠 때 뿌리가 깊지 않기때문에 쉽게 넘어 진다고 한다.
반면 한국의 나무는 어지간해서는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는데 이유인즉, 사시사철 돌아가면서 지독한 혹한까지 견디니 뿌리가 깊게 내려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문득 나는 어느 쪽 인가 생각해 보았다.
레드우드 나무인가? 한국의 소나무 인가?
쉽게 흥분하고, 쉽게 좌절하며, 조급한 내가 때론 싫다.거친 비바람을 덜 맞아 뿌리가 약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타고난 성격인가, 혼자 고민하면서 계속 산길을 오르면서 레드우드에 가까운 나를 보게 되었다.

두번째 산행 12마일은 나에게는 무리였다.약간 높은 곳을 올라 갈 때는 온몸이 떨리고, 손발이 떨려 걸을 수가 없을 때도 있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걸었다.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산행을 완료하였다.
산행을 마친 후 온몸과 손과 발이 떨려 운전하기도 어려웠다. 차 안에서 한숨 자고 푹 쉬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 저녁준비 때문에 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면서 생각했었다. 난 한국의 소나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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