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 더 마시고 싶을땐 상대방에 먼저 권해야

2010-04-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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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 분위기를 살리는 와인 에티켓

▲신사도(紳士道) 오블리주

이것은 톨레랑스에서 한 차원 더 발전된 것이다. 와인 즐기기에 있어 여성에 대한 배려는 신사도의 차원까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을 하는데 노블레스에게 오블리주가 있다면 역시 신사에게도 신사도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글로벌 리더라면 신사도 정신은 필수이다. 이때의 신사도라 함은 당연히 ‘레이디 퍼스트’를 뜻한다. 따라서 하물며 남성이 잔을 들었을 때 나도 잔을 들어 자동으로 응대해주는 상황이라면, 여성이라면 자동이 아니라, 완전 자동으로 응대를 해주는 것이 신사도 오블리주의 길이다.



▲꿩 먹고 알 먹는 대처

만약 내 잔이 비어있는데 더 마시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실로 에티켓과 매너를 넘어서는 심리학적 문제이고 처신의 문제이다. 우선 이런 상황이라면 먼저 내 잔을 빈 채로 놔둔 그 옆 사람이 남은 전혀 살피지 않는 매너가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속으로 옆사람 욕하면서 그냥 참고 있어야만 할까.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침없이 병을 들어 자기가 직접 따라 마시곤 하는데 그건 어딘지 술꾼 같고 초라해 보이기 마련이다. 우선 내 잔에 따르고 싶은 충동을 잠시 참고, 옆 사람에게 "한잔 더 하시겠어요?" 하고 물으면서 따라주면 어떨까. 만약 상대가 그만 마시겠다 표시한다 해도 이미 자신은 예의를 다한 것이 된다. 그리고 나서 자연스레 내 잔에 따른다면? 이렇게 할 수 있는 여유와 지혜가 있다면, 자타가 인정하는 점잖고 세련된 사람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와인에 대한 지식이나 철학같은 심오한 이슈는 아니다. 즉, 나는 마시고 싶은 와인을 마실 수 있어서 좋고 또 남에게는 매너 있는 사람이 되서 좋으니 이게 바로 꿩 먹고 알 먹는 케이스 아닐까? 바쁠 때 일수록 돌아가고 급하다고 우선 몸부터 움직이는게 아니고 우선 지혜로운 처방이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보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 센스있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과 지혜는 지식보다 경험보다 더 우위에 있다 할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솔로몬의 지혜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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