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니퍼·안젤라 전 자매

2010-04-1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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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다. 지난달 바이얼린 듀오 제니퍼·안젤라 전 자매의 앨범 발매기념 모임에 초대받았을 때 솔직히 긴장됐다. 장소가 세계 최고 갑부의 하나인 조지 소로스(제니퍼의 남편)의 자택이었기 때문이다(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소로스는 지난해에만 3조원 이상 벌었다).

꼭 귀족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평민이 된 기분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 와있을 지, 그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아님 구석에 처박혀 칵테일이나 홀짝거려야 하는 건지), 옷은 뭘 입어야 할 지… 무엇보다 이 자매들이 사람 불러놓고는 혹시 ‘홀대’라도 하지 않을지…

이런 궁상맞은 근심들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제니퍼가 소로스와 결혼으로 엄청 관심을 받긴했지만 전 자매는 인터뷰를 거의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이름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7년 전 여성지에 난 기사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그것도 ‘마가렛 대처, 찰스 황태자와 친분을 나누고 최상류층이 즐기는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라는 내용.


쉽게 말해 일반 관객들과는 거리를 두는, 셀리브리티 뮤지션으로 자신들을 포장하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있었다. 그래서 CD 발매한다는 보도 자료를 이메일로 받았을 때, “그래? 그럼 공연할 때 나 한번 초대해 줘. 진짜 부를 거야?(물론 실제 표현은 달랐지만)”라고 답신을 하면서도 전혀 기대를 안 했던 것이다.

이런 오해와 근심들은 자매들을 만나는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아니에요! 우리 얼마나 평범한 사람들인데요”라고 웃던 언니 안젤라는 그냥 사람 좋은 아줌마 필이 느껴지는 푸근한 사람이었다. 또한 40명쯤 초대된 미니 콘서트에서 알게 된 것은 이들이 꼭 대단하거나 상류층이어서 초대된 것이 아니고 정말로 이들 자매와 친하고 이들의 음악을 이해할 만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20분 정도의 짧은 공연 중에 와인에 취해 꾸벅꾸벅 조는 사람을 최소한 두 명 목격했다. 그러니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을 보다가 잠시 조는 옆 사람(남편 혹은 친구)을 너무 탓하지 말 일이다.


박원영 / 뉴욕 지사 취재 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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