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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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근원

2010-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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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북부에 태풍이 휩쓸고 가더니 이번에는 물난리로 홍역을 치렀다. 뉴저지는 20세기에 열두 번 대홍수를 겪었으며 최근의 역사로는 2007년에 파사익 강이 넘쳐 5,000명의 수재민과 6억 9,000만 달러의 재산 피해를 냈다. 물은 많아도 걱정이지만 없으면 더 큰 문제이다.

중국의 경우 가뭄이 수십 년 동안 괴롭히고 있다. 한국의 중대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황사도 내몽고와 중국 북부의 가뭄이 원인이다. 파키스탄도, 이라크도, 아마존 유역도 오랜 가뭄으로 거의 재앙에 가깝다.

세계적으로는 6명 중 1명이 건강에 해로운 식수를 마시고 있으며 매 20초마다 어린 아이 하나가 불결한 식수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2025년에는 18억 명이 필요한 물의 절대 부족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는 밝히고 있다.


아이티 지진 참사에서 물 문제가 두드러지게 부각되었다. 폐허에 깔려 15일을 견디고 구출된 청년은 마침 화장실에 갇혔기 때문에 물이 있어 생존하였다고 한다. 나디아라는 소녀는 폐허에 갇혀 물의 고마움과 빵을 사 주신 부모의 고마움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했다. 물도 빵도 평소에는 별로 생각하지도 않는 흔한 것이지만 없으면 바로 생명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지구상의 물 97.3%는 바닷물이며 마실 수 없다. 맑은 물은 2.7%인데 그 대부분이 깊은 땅 속에 있는 지하수여서 사막지대 뿐 아니라 지구 자체적으로 식수의 절대량이 부족하다. 옛날부터 ‘나라를 다스리려면 물을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물은 전 인류가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이다.

톨스토이는 ‘물과 물고기’라는 우화를 썼다. 어린 물고기들이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었는데 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항상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늙은 물고기에게 물었다. “우리 주변은 물 뿐인데 어째서 사람들은 물을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늙은 물고기가 대답한다. “우리도 물속에 살고 있으니 물은 생명이다. 우리가 그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지만 물이 없으면 물고기도 인간들도 전멸할 것이다. 만일 이 지구에 생물이 살 수 없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물이 없어질 때일 것이다.”

사람도 모태에 있는 9개월간 물속에서 탄생을 준비한다. 피의 90%가 물이며 뇌의 80%, 살의 65%, 뼈의 25%가 물이다. 먹을 것은 없어도 얼마동안 견디지만 물이 없으면 죽는다. 지구 표면의 4분의 3이 바다이다. 그냥 당연한 것으로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인생의 지혜이다.


최효섭 /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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