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대방 와인 식었으면 버리고 새로 따라줘야

2010-04-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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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 분위기를 살리는 와인 에티켓

▲화이트 와인 온도 맞추기

아이스 버켓에도 웃목, 아랫목이 있다. 즉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의 온도를 맞출 때는 아이스 버켓 안에서 위로 아래로 넣었다 뺐다 하면서 온도를 골고루 맞춰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래 부분은 차고 윗부분은 미지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실제적인 상황이 환기시키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얕은 지식이 사고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을 만나보면 와인을 아주 잘 아는 척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늘어놓는데,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원샷을 해버린다거나, 기초적인 웃목 아랫목 케어를 하지 못해 중간에 무식이 탄로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아이스 버켓에서 와인을 위아래 골고루 시원하게 만드는 것처럼, 와인을 마시는데 있어 일관적인 매너를 유지해야 한다. 물론 와인에 대한 지식과 매너역시 겉모습뿐만이 아닌 마음까지 골고루 시원한 지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빠진 샴페인은 버려라


확실한 역지사지로 You Attitude 실현 상대방 배려 정신은 맹자가 말한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와인에 있어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본 자세는 바로 제대로 된 온도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다. 정말 맛이 없는 것이 김빠진 맥주, 콜라인 것처럼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은 온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그 시원함이 사라지면 지나치게 달거나 밍밍하게 느껴져 정말 마시기 괴롭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상대방의 와인이 식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도 똑같이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과감한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You Attitude(상대방 배려)를 실천해야 한다. 아이스 버켓에 식은 와인을 따라 버린후, 시원한 것으로 다시 따라주거나, 아예 잔을 다시 달라고 해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마실때,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돌보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 맞장구 치기

와인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술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와인을 마시기 위해 잔에 손을 댄다면 나도 거기에 응대해주는 것이 예의이다. 이것은 프랑스 사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톨레랑스(Tolerance)의 정신을 엿보게 해준다. 톨레랑스는 개성의 존중을 말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라고 규정한다면 이 다양성의 인정인, 톨레랑스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와인은 여기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상호 교감을 즐기는 술이며, 따라서 톨레랑스의 정신은 와인 매너 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상대방이 드는 잔에 맞장구를 쳐줘라. 이는 상대방 술꾼 안 만들기의 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상대방에 대한 존중 자세, 톨레랑스의 정신을 상대방에게 무언 중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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