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뉴욕한인교사회 회장
기독교에서 ‘양’이란 말의 의미는 참 특별하다. 양은 순하고 온순하고 착하며 정다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예수는 양치는 목자로 상징된다. 물론 후배양성의 ‘양’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양’은 아니다. 하지만 후배양성이라는 말에 ‘양’을 추상적으로 적용하면서 후배양성에 관해 나의관점에서 표현하려고 한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언제나 후배양성의 중요성을 잠재적으로 인식하려고 한다. 하지만 생각도 녹스는 것과 같이 가끔 자신의 생각과 뜻을 꺼집어 내어닦고 가꾸고 재검토해야 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가르쳐 본 사람만 안다. 그리하여 선후배 교사들끼리는 통하는 게 많다. 이러한 공감은 어느 직업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에겐 아주 귀한 선배 교사 몇 명이 있다. 반드시 같은 과목을 가르쳐서 선배인 것이 아니라 비슷한 같은 길을 걸었고 매일 상대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인 공통점은 지닌 선배들이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헨리 제임스(Henry James)의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은 누가 순수하고 누가 타락한가를 독자에게 판단하게 하는 책이다. 어린 아이 둘과 그들을 돌보는 유모(nanny)를 놓고 누가 ‘선하고 악한가를’ 독자가 결정하게 만드는 책이다. 여기서 나는 전적으로 아이들 편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절망 속에 빠지지 않은 것도 순수한 어린아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왠지 ‘어른’이란 약아빠지고, 정치성이 강하며 이기적인 이미지만 떠오른다. 방정환 선생은 어른이 아닌 나이 어린 친구들을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라는 고민 끝에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 뜻에는 ‘귀하신 어린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어른이 타락하고 어린이같이 순수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귀중히 여기는 선배들이 몇 명 있다. 이 참 선배들은 내가 힘들 때 격려해 준다. 나의 의견에 함께 공감하면서 양치는 목자처럼 늘 나를 염려 해주고 마음 다치지 않게 다정다감하게 설명해 주고 내가 실망할 때는 힘을 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참 선배들이다. 내가 붕 떠 있을 때 나를 얌전히 제자리에 앉게 하기도 하고 내가 잘난 척할 때는 겸손을 가르쳐주는 선배, 내가 비평을 할 때는 소망과 희망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
는 참 선배, 또한 같은 실수를 반복 하지 않게 미리 ‘비법’을 가르쳐 주는 선배, 후배에게 참된 어른처럼 자신의 지혜와 위치를 넘겨줄 줄 아는 멋있는 선배, 혼자만 잘났다고 자랑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후배를 키워주는 성숙한 선배, 자격지심이라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위대한 선배, 늘 한발자국 뒤에서 또한 곁에서 사랑스러운 손길로 이끌어 주는 선배님 들이 내 곁에 있다. 내일을 위한 현재의 리더십을 염려하면서 내일을 위한 현재의 인재를 키우기 위하여 애쓰는 참 선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는 참 행복하고 행운의 축복을 가지고 있는 후배다.
나는 선배로서 또 후배로서 내 삶을 이끌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선배인 나는 양치는 목자처럼 늘 내 후배양성과 발전 그리고 행복을 위해 쉬지 말고 일을 해야겠고 후배인 나는 참 선배의 지혜와 격려를 바탕을 삼아 성장하는 후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실천 없는 생각은 죽은 생각과 같다. 내 자신을 실천주의자라고 말하면서 오늘도 내 행함에 위선이 없었나, 남을 위협하지 않았나, 내 강한 성격으로 인하여 남을 다치게 하지 않았나 재검토
하고 반성하면서 오늘이 내 생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행실에 옮길 것 이다.
마치 일본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이라는 책에 보면 지체하지 말고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한다. 나쁜 감정은 오래 담고 있으면 자신만 괴롭다고 했다. 이리하여 조금이라고 내일 후회를 덜하기 위해서 오늘 나는 화해하려고 한다. 오늘 나는 참선배가 되려고 한다. 오늘 나는 양 같은 후배가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온 명언처럼, 나는 오늘 최대한 노력을 다해 살 것이다 (I will CEASE th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