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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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 ‘한숨만 푹’

2010-03-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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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방학엔 아이들 어디 맡기나...”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의 봄 방학을 앞둔 한인 최 모씨(35)는 걱정이 태산이다. 내주 시작되는 봄 방학 기간에 아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한숨만 나올 뿐이다. 맞벌이인 최씨 부부는 봄방학 기간 아들을 학원에 하루 종일 맡기자니 가계 사정이 빠듯하고 시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형편도 아니다. 최씨는 “경기가 어려워진 뒤로는 아들의 방학이 다가오는 것이 더욱 겁이 난다”며 “하루 종일 학원에 맡길 형편이 안 돼 전업주부인 친구에게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며 넋두리를 했다.

다음 주 봄방학 기간을 맞아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록 1주일의 짧은 방학이지만 요즘처럼 가정경제가 팍팍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자녀를 학원이나 데이케어 센터에 맡기기 위해 적게는 150달러부터 많겠는 300달러 정도까지 추가되는 지출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형편이 좋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 중에는 방학동안 그간 다니던 학원을 잠시 쉬게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방학기간 종일반을 신청하면 학원에 따라 200~300달러 정도의 지출이 늘기 때문에 최씨처럼 자녀를 한 주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추가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돈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한 학원의 한 관계자는 “방학을 앞두고 있지만 종일반 등록 학생은 늘지 않고 많지는 않지만 학원을 1주일간 쉬겠다며 크레딧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말했다. 짧은 봄방학에 자녀들은 여행을 가자고 졸라대지만 가계부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맨하탄에서 델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9)씨는 “3학년과 5학년 두 딸이 봄방학 동안 여행계획을 묻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며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싶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자리를 비우기도 쉽지 않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봄방학 계획을 함께 세워 도서관이나 박물관, 무료 문화공연 등을 잘 활용하고 신문을 읽거나 독서를 하도록 해 생활리듬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뉴욕시 초, 중, 고 공립학교는 내주 29일부터 1주일간 봄방학에 들어가 4월5일 개학한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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