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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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담 - 친구따라 강남간다

2010-03-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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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이 보험을 시작해서 하나 들어둔 건데’

‘보험하는 친구가 하도 권하기에 하는 수 없이 가입했지요’

생명보험에 관해 상담을 하다 보면 수도 없이 많이 듣는 얘기다.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하는 주류사회의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한인들의 경우는 친인척이거나 안면이 있는 보험 에이전트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하는 예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혈연과 지연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문화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가능하면 생판 모르는 남보다 가까운 지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안전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 플랜의 내용과 보험회사의 신용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데 있다.

얼마 전 사우스베이 지역에서 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K모씨의 보험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올해 55세의 여성인 K씨는 상담 결과 세계적인 보험회사의 20년 보험료 환불 플랜에 가입하기로 결정하고 건강검사를 거쳐 최고 건강등급까지 받아 모든 것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이제 보험료만 납부하면 보험이 발효되는 상태에서 K씨는 갑자기 가입을 연기하겠다고 알려왔다. 이유인 즉 잘 아는 동생이 보험 에이전트인데 자신을 도와 달라고 하도 졸라대서 다른 보험회사의 플랜을 고려중이라는 얘기였다.

물론 생명보험이 수십 년에 걸쳐 보험료를 내야 하는 장기 계획이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함은 두 말할 여지가 없지만 K씨의 경우는 옆에서 보기 안타까울 정도였다. 우선 보험을 권유한 이른 바 ‘아는 동생’이 생명보험을 처음 시작해 플랜의 내용조차 설명하기 힘든 수준이었고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 동생이 권유한 보험회사가 그다지 신용도가 높지 못한 C급 수준의 회사라는 점이다.

더 못한 회사에 더 못한 플랜임을 알면서도 친분 때문에 지인의 부탁에 끌려가야하는 K씨의 처지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앞으로 수십 년을 내다봐야 하는 생명보험을 신용도 낮은 보험회사에 굳이 맡기는 것은 또 하나의 모험이다. 또 생명보험은 중요한 계약이므로 플랜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가입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는 것도 분명한 지혜다.

자신이 가입한 생명보험의 내용조차 모른 채 오랜 세월동안 꼬박꼬박 보험료만 내다 큰 손해를 보는 한인들이 참으로 많다. 새롭게 보험에 가입하는 한인들은 물론이고 현재 생명보험을 갖고 있는 경우, 한 번쯤은 플랜의 내용을 재검토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문의 (714)537-5000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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